[뉴스핌=이연춘 기자] '2018년 매출 200조원,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09년 선언한 롯데 2018 비전이다.
롯데는 유통식품 부문 등에 집중하면서 내수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으나, 신 회장은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전 사업부문에서 적극적인 해외 M&A와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1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2018 롯데그룹 비전목표인 매출 200조원 중 3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브리시)VRICI 5개국(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에 나서고 있다.
◆"VRICI에 안주하지 말라"
신 회장은 최근 구체적이고 치밀한 관리를 통해 진출한 사업의 경영을 안정화해 나가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미진출국과 미주 지역 등 포스트-브리시(Post-VRICI) 국가로의 진출도 꾸준히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중국과 러시아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 2010년 필리핀펩시(PCPPI)사를 인수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재 롯데는 미얀마 시장 공략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 신 회장은 "미얀마,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은 롯데의 글로벌 사업의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지난달 미얀마 음료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미얀마 현지기업과의 롯데칠성음료가 70%, MGS 베버리지가 30% 비율로 합작법인 '롯데-MGS 베버리지'를 설립했다. 향후 글로벌 음료기업인 펩시코와 손잡고 펩시콜라, 세븐업, 미린다 등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롯데는 식음료, 외식,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얀마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롯데제과도 2008년 베트남 제과기업인 '비비카'를 인수한데 이어 2010년 현지에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파키스탄 제과업체인 '콜손'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카자흐트탄 1위 제과업체인 라하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롯데쇼핑 에비뉴점을 개장한데 이어 올해는 베트남에 롯데센터 하노이점을 연다. 국내 백화점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만큼 동남아시아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5월에는 중국 선양에 롯데백화점의 중국 5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2015년 마트, 2016년 쇼핑몰과 테마파크가, 2017년 비즈니스호텔과 오피스가 추가로 들어선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공항 면세점에 잇달아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자카르타 롯데쇼핑 에비뉴점에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롯데마트 역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08년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를 인수한데 이어 베트남에도 진출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36개 매장, 베트남에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7년 '마크로' 8개 매장을 인수하며 첫발을 내디딘 중국에서는 2009년 중국 토종 대형마트체인인 타임스를 인수하며 단기간에 유통망을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에서만 10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베트남 호치민 레전드호텔을 인수해 재단장해 운영하고 있다. 또 베트남 하노이에 특급호텔, 필리핀 세부에 비즈니스호텔도 건립중이다. 이들 호텔은 각각 올 하반기 8월과 12월 문을 열 예정이다.
◆'공격 경영' 사활...유통만으로 못 살아
롯데그룹의 후계자로써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최근 해외사업에 공격적인 경영으로 큰 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는 그의 행보에 재계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은 유통업을 주력산업으로 성장한 그룹이지만 신 회장이 '향후 먹고 살 것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나가고 있다는 게 재계 고위 관계자의 전언.
신 회장은 "지난해 지속되는 내수 침체와 불확실한 해외 경기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며 "유통 관광 식품 석유화학 건설 금융 등 모든 사업부문별로 신규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역시 국내외 경제 환경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나, 롯데는 어려움 속에서도 끊임없는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치밀한 대비를 해나갈 계획"이라며 "올해에는 롯데가 집중하고 있는 대규모 복합단지 사업이 그 성과를 조금씩 이룰 예정으로 국내외에서 롯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