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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팬들이 놓고 간 사진과 조화들 [사진=AP/뉴시스] |
4일(현지시간) 뉴욕 경찰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46)의 자택 주변 폐쇄회로TV(CCTV)와 통화기록, 목격자 진술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죽기 직전에도 마약 구입했나
경찰에 따르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시신으로 발견되기 하루 전 자택 인근 레스토랑에서 지인 2명과 식사를 하고 120달러를 지불했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이날 오후 8시경 레스토랑에서 나와 근처 슈퍼마켓 자동현금인출기에서 6차례에 걸쳐 1200달러를 뽑았다. CCTV에는 이후 고인이 가방을 든 남성 2명과 거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담겨 있다.
경찰은 “이튿날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죽은 채 발견됐을 때, 그가 인출한 현금 1200달러는 사라진 뒤였다”며 “문제의 남성들로부터 마약을 구입한 것인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더미 같은 마약, 그리고 약물치료제
경찰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발견될 당시 왼팔에 주사기가 꽂힌 점을 들어 그가 약물 과다투여에 의해 쇼크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경찰의 의심은 고인의 아파트에서 다량의 마약이 발견되면서 더 짙어졌다. 경찰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임대한 뉴욕 모 아파트에서 헤로인 봉투 72개를 발견했다. 이 중 23개는 텅 비어있었다. 헤로인 중에서도 강력하다고 소문난 일명 ‘에이스 오브 하트’와 ‘에이스 오브 스페이드’였다. 방에는 코카인 4봉지도 뒹굴고 있었다.
경찰은 22세 이후 약물을 끊었던 고인이 3개월가량 전부터 헤로인에 다시 손을 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그가 죽기 직전까지 치료 의지를 갖고 있던 것으로 파악했다. 아파트에서 혈압약과 강력한 약물 의존증 치료제를 함께 찾아냈기 때문이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22세 당시에도 약물 의존증 치료를 위해 재활센터 신세를 진 적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은 42억 원짜리 집에서 의상디자이너 미미 오도넬, 그리고 세 아이와 함께 살았다”며 “약물을 다시 시작하자 미미 오도넬이 재활을 권했다. 마약을 완전히 끊을 때까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자택서 가까운 아파트를 얻어 홀로 지냈다”고 밝혔다.
■마지막 목격자들 “평소와 달랐다”
조사결과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슈퍼마켓에서 현금을 인출한 시각은 2일 오전 2시경이었다. 돈을 챙겨 넣은 호프만은 직후 미미 오도넬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밝혀졌다.
미미 오도넬은 경찰 조사에서 “통화 목소리가 몹시 들떠있었다. 평소 침착한 음성이 아니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흥분한 상태로 짐작됐다”고 말했다.
3시간쯤 흐른 이날 오전 5시경 고인은 길에서 우연히 두 여성과 마주쳤다. 알고 지내던 라디오 프로그램 연출자의 아내와 여동생이었다. 물론 이들은 서로 일면식이 없었다.
연출자의 아내는 “남편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했다. 개인적으로 팬이기도 하다”며 “반가운 마음에 인사했는데 무척 놀라는 눈치더라. 눈이 퀭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분석, 고인이 숨지기 직전 헤로인을 과다 주입한 상태로 거리를 방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선댄스영화제에서 고인을 만났던 기자 역시 ‘평소와 달리 말투가 어눌하고 차림새도 더러웠다’고 증언했다”며 “정황상 약물에 다시 손을 댄 것은 분명하다. 다만, 사인이나 약물투여 여부는 부검이 끝나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