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적자경영 늪'에서 허우적..제값 못받는 가격구조 원인
[뉴스핌=김홍군 기자]국내 시멘트 업계의 생존이 위태로운 지경이다. 장기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가 2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황에서 원가는 천정부지로 올라 대부분의 업체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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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업계 종합 |
2008년 3551억원을 시작으로 2009년 소폭 흑자를 제외하고는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낸 결과다.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레미콘과 몰타르, 레저 등 비시멘트 부문의 상대적인 호조가 시멘트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을 뿐 시멘트 부문은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가동률도 형편없이 떨어졌다. 1990년대 90%를 웃돌던 시멘트업계의 가동률은 최근 70% 초반대로, 2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시멘트 산업에서의 가동률 하락은 장치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원가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계속된 실적부진으로 경영난에 빠진 시멘트업계는 생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쌍용양회와 현대시멘트, 성신양회, 동양시멘트 등은 사옥 매각, 비주력사업 매각 등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인력도 대폭 줄였다. 2009년 이후 7개사가 희망퇴직 등을 통해 감축한 인원은 701명으로, 전체 직원 4541명(작년 기준)의 15% 달한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주요 7개사는 국내 시멘트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워크아웃(현대시멘트)과 법정관리(동양시멘트), 재무조개선 약정(성신양회) 등 대부분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의 위기는 제값을 받지 못하는 고질적인 수익구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날 현재 시멘트 값은 t당 7만3600원으로, 10년 전인 2003년과 비교해 9.9% 올랐다.
반면, 유연탄 가격과 전기요금, 물류비 등 제조원가 상승폭은 시멘트 가격 상승율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유연탄은 지난 2003년 t당 30만원에서 지난해 110만원으로 3배 이상 올랐으며, 현재도 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전기요금도 최근 2년새 3차례나 올라 업체별로 수 십억원에서 수 백억원의 원가부담이 추가됐다. 물류비와 인건비, 도급비 등 제반비용 역시 연례적으로 오르고 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시멘트 수요가 1990년대 말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가격에 원가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다 보니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상황이 10년째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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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시멘트업계 |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레미콘 및 건설업계의 반발이 뻔한 가격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어려운 경영상황과 원가상승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인상하려 했으나,
고객사의 어려움과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가격인상을 유보했다”며 “가격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부득이하게 인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멘트업계가 기대하는 가격인상이 현실화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업계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최종 수요처인 건설사들이 가격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중간에 있는 레미콘 업계로서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