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개 통화 중 13개 통화 평균 전망치 아래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 통화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014년으로 접어든 지 불과 1개월도 지나지 않아 연간 전망이 크게 어긋난 것.
이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예기치 않은 신흥국 통화 급락에 월가 애널리스트의 연간 전망 중 상당수가 빗나갔다.
31개 주요 이머징마켓 통화 가운데 13개 통화가 월가의 연말 평균 전망치 아래로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멕시코 페소화가 일본 엔화에 대해 9.4% 상승할 것으로 점쳤으나 연초 1%가량 하락했다.
단스케방크는 덴마크 크로네에 대한 터키 리라화의 하락에 베팅했으나 2.9% 손실을 떠안고 리라화를 매입, 트레이딩에서 발을 뺐다.
중국 제조업 지표의 악화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관련 우려가 겹치면서 신흥국 통화가 예상밖의 급락을 연출하자 월가의 투자가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소시에떼 제네랄 역시 지난 16일 전망을 제시한 지 불과 2주만에 헝가리 포린트화에 대해 남아공 랜드화를 1.2% 손실을 떠안으며 매입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브노아 앤 이머징마켓 전략 헤드는 “신흥국 외환시장이 최근과 같은 패닉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외환 전략가로서 앞으로 방향에 대한 시각을 밝혀야 하지만 지금과 같이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은 경우 전망이 매우 힘들다”고 전했다.
채프델라인 앤 코의 더글러스 보스위크 외환 헤드는 “전략가들 가운데 지난주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월가 IB들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올해 외환 거래의 핵심 전략을 연이어 철수하는 상황이다.
주요 이머징마켓 통화 가운데 월가의 전망을 밑돈 것이 3분의 1을 넘어섰고, 특히 리라화가 연초 이후 6% 가까이 급락해 월가 애널리스트의 평균 낙폭 전망치인 2.2%를 크게 벗어났다.
멕시코 페소화 역시 41개 IB 가운데 가장 비관적인 전망인 13.45%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편 이머징마켓의 통화 급락을 사전에 예고한 IB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UBS와 모간 스탠리는 투자자들에게 이머징마켓 통화의 하락 리스크를 경고했다. 골드만 삭스 역시 지난달 이머징마켓 통화 비중을 3분의 1가량 축소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