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업 M&A로 세계적 브랜드파워 구축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제조업체들이 외국 유명 상품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 공장 인수를 통한 자체 브랜드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하청에 머물지 않고 막강한 자금력으로 해외 유수의 기술과 브랜드를 통째 인수하는 전략으로 메이드인 차이나의 저가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이다.
![]() |
'메이드 인 이태리' 전략으로 중국 고급 남성 의류 브랜드로 자리잡은 '바이 크리에이션' |
중국 업체들이 이탈리아 공장 인수와 현지 업체와의 협력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것은 '메이드 인 이태리(Made in Italy·이태리 생산)의 품격'이 가져다주는 브랜드 가치 향상때문이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세계 유명 상표 제품을 생산하면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 구축에 나섰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중국 제조)'의 저가 이미지로 인해 국내외 시장에서 '싸구려 상품' 취급을 받기가 일쑤였다.
이탈리아 중소형 공장 인수는 중국 패션 업계가 '상품의 진짜 신분'을 숨기고 유럽산 제품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유럽의 패션 일번지인 이탈리아를 통해 진입 장벽이 높은 세계 패션 시장에 한 발짝 다가가고, 이탈리아 숙련공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것도 이같은 전략의 장점이다.
중국 저장성(浙江省)에 위치한 피혁전문 취급 시장 하이닝피혁성(海寧城)은 최근 이탈리아 마체라타(Macerata)수공업 협회와 사업공조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하이닝피혁성 관계자는 "현재 우리 시장의 여러 기업이 이탈리아 등 해외 중소 피혁업체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중소 패션 브랜드는 역사가 깊고, 수공업 기술도 매우 발달했지만, 세계 경기 불황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중국 제조업체가 이들 기업을 인수하거나 협력을 진행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유명 패션 디자인 업체는 하이타오패션의 대표는 "최근 투스카니·플로렌스 등 이탈리아 도시로 진출해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고, 이를 통해 중국 기업이 현지의 우수한 수공예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현지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중국 기업들 가운데서도 이탈리아 등 해외 공장을 이용하는 업체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중고가 브랜드 '바이 크리에이션(By Creations·柏品)도 이탈리아에 40여 개의 공장에서 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바이 크리에이션 관계자는 "우리의 소비자들은 고가의 세계 유명 제품에 비해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격 이탈리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원빈(張文斌) 중국 국가의류표준위원회 위원은 "중국 제품은 이탈리아의 고급 생산 시스템을 통해 우수한 품질의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고, 현지 직원들의 높은 작업 효율 또한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