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CJ그룹은 중국에 이어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98년 최초로 베트남에 대표사무소를 오픈한 이래, 사료, 물류, 베이커리, 홈쇼핑, 영화, 유통, 바이오 등 7개 사업부문에서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22일 업계와 CJ에 따르면 최근 CJ는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제마데프트(Gemadept) 타워 지분 85%를 9361억동(약 472억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제마데프트 타워는 호찌민 중심가에 위치한 높이 22층, 연면적 1만6000㎡의 대형 오피스빌딩이다.
CJ 계열사인 CJ제일제당, CJ CGV, CJ홈쇼핑, CJ대한통운 4곳이 공동으로 투자해 사들이며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계열사 사무소들을 모아 현지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인구 연령층이 젊고 연평균 7%를 웃도는 경제성장률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어 중국에 이어 가장 매력적인 국가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베트남을 그룹의 글로벌화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설정하고 베트남에 '제3의 CJ'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1년 사료·축산 사업을 시작, 현재는 롱안, 빈롱 흥웬 등 3곳에 사료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한 물류사업은 한국의 선진물류체계를 도입해 베트남 업계 최초로 TAPA(물류자산보호협회 1등급)인증을 획득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다.
2007년 1호점을 오픈한 CJ푸드빌 '뚜레쥬르'는 현재 하노이, 호치민 등 주요 도시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선하고 맛있는 빵을 현대적인 인테리어의 매장에서 제공함으로써, 젊은 소비층에서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 외에 2011년 1월 베트남 케이블 방송사 SCTV와 합작으로 론칭한 SCJ TV 쇼핑은, 베트남 최초로 홈쇼핑 전용 스튜디오를 운영, 제작, 방송, 유통 등을 IT시스템 기반 하에서 서비스하는 신개념 유통채널로서 소비자들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J는 문화산업에 있어 베트남에 단순히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양국간 상호 이해를 통한 문화산업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CJ CGV는 2011년 베트남 현지의 멀티플렉스 '메가스타'를 인수하면서 베트남 문화콘텐츠 산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현재 CGV로 브랜드 전환해 현지 7개 지역에서 13개 극장 95개 스크린을 운영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민간외교 사절로서의 역할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베트남에서 빈곤 퇴치와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공유가지 창출(CSV)' 사업을 함께 벌여 나가기로 협약을 맺었다. 공동 CSV 사업을 통해 농업 선진화와 자립 역량 강화를 돕고 농산물 해외 구매(소싱)와 문화생태계 조성 작업에도 나서기로 한 것이다.
또 CJ푸드빌은 베트남에 위치한 '한베 기술학교' 내에 CJ제빵훈련원을 개설해, 장비, 물품, 강사, 커리큘럼 등 내부 시설 투자 및 운영 프로그램 일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과제빵 기술 인력을 향후 5년간 1600여명을 양성하고, 교육 이수자는 베트남 현지의 뚜레쥬르 매장에 취업하거나, 본인이 원하면 창업지원 및 해외 사업장 취업 기회를 마련해줄 계획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인구의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 젊은층이어서 그룹의 주력 사업인 방송∙엔터테인먼트∙외식∙홈쇼핑 등 문화 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베트남이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 아세안 지역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