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가능인구·경제활동인구·고용률 동반 하락
[뉴스핌=김민정 기자] 한국경제가 늙어가고 있다. 일자리를 갖고 있는 젊은이 숫자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 일할 수 있는 젊은이 숫자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의 생산가능인구 즉, 일할 수 있는 젊은이 수가 지난 2000년 1124만3000명에서 2012년 9517만명으로 줄었다. 12년만에 15% 가량 감소한 것. 일할 의사가 있거나 일하고 있는 청년 경제활동인구는 같은 기간 5308만명에서 4156만명으로 21.7% 줄었다.
청년 경제활동참가율(생산가능인구 대비 경제활동인구 비율)은 2004년 49.2%까지 올랐다 2012년에는 43.7%까지 감소했다. 일할 의사를 포기했거나 일자리를 잃은 젊은이 비율이 늘었다는 얘기다.
청년고용동향(그래프=통계청) |
지난해 15~29세까지의 청년층 고용률(생산가능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은 39.7%로 이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 2000년 487만9000명에 달하던 청년 취업자 수는 2009년 395만7000명으로 감소한 후 지속적으로 줄어 379만3000만명에 이르렀다. 2011년부터 3년 동안 총 12만1000명의 청년취업자가 사라진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경기요인과 함께 높은 취업 눈높이, 일자리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으로 여타 연령층에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70%가 넘는 대학진학률에 따라 '좋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눈높이가 상승, 대기업과 공기업 등 안정적인 일자리 선호가 심화돼 구직기간도 길어졌다는 얘기다.
정부는 성장률이 4.0%에 근접하는 등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청년층 고용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에 더 심각한 문제는 생산활동이 가능한 청년 인구와 경제활동인구가 함께 줄고있다는 것이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기본적으로 인구가 줄었기 때문에 (경제활동인구가) 큰 추세로는 줄고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비경제활동인구가 줄고 경제활동인구가 늘었고 이것이 트렌드로 갈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고용이 좋아지고 있으나 이는 주로 50세 이상 중장년층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11~12월 취업자 증가 규모는 두 달 연속 50만명을 넘어섰으며 실업률은 3.0%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50세 이상 취업자수는 지난해 43만5000명으로 늘어난 것이 주요 이유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한 후 창업하거나 재취업한 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이처럼 일하는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정부는 청년 고용 확대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청년고용률 제고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 아젠다로 설정하고 격주로 정부관계자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청년고용작업반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형일 과장은 "바로바로 일자리를 만드는 대책이 있고, 청년들의 눈높이가 다르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경제체질을 바꿔야 하는 것"이라며 "저출산과 고령화 이슈 해결은 보다 장기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 고용문제는 단기적인 경기변동 현상이라기 보다는 교육시장, 노동시장 등에 광범위하게 걸쳐있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고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학력 현상 완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산학간 연계강화, 청년층 해외취업 활성화, 청년창업 지원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