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가 엔화를 중심으로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신흥국 통화 가운데 터키의 리라화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았다. HSBC가 스테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0.21% 하락한 104.34엔에 거래됐고, 유로/달러는 0.09% 소폭 오른 1.3617달러를 나타냈다.
유로/엔은 0.12% 하락한 142.07엔에 거래, 엔화가 유로화에 대해 소폭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0.15% 떨어진 80.90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지난주 고용지표 개선에도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000건 감소한 32만6000건을 기록해 12월 고용지표 부진에 대한 우려를 다소 진정시켰다.
1월 필라델피아 기업활동지수는 9.4를 기록해 전월 6.4에서 상당폭 상승했다. 반면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 파고가 발표한 1월 주택지수는 56을 기록해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59에 못 미쳤다.
다만,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에 비해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5% 상승해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 수준인 2.0%를 밑돌았다.
미즈호 은행의 사이린 하라질리 전략가는 “고용 지표는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이라며 “이날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인플레이션 지표”라고 설명했다.
커먼웰스 포린 익스체인지의 오머 이시너 애널리스트 역시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번졌다”고 말했다.
이날 터키 리라화는 달러화에 대해 장중 1% 하락해 달러당 2.2124리라에 거래,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리라화는 또 달러화 대비 4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HSBC가 정치 리스크로 인해 소비 심리가 크게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터키 경제가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리라화 ‘팔자’를 자극했다.
HSBC의 패티 제러스테치 전략가는 “터키 경제는 빠른 속도로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리라화는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남아공의 랜드화가 연초 이후 3.8% 하락해 24개 이머징마켓 통화 가운데 가장 커다란 손실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