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외자 의존도 높을수록 위기 확률도 ↑"
[뉴스핌=주명호 기자] 취약한(fragile) 국가들이 이제 불안한(edgy) 국가로 바뀌었다. 작년부터 신흥국을 뒤흔들었던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올해부터 실제로 실행되면서 5개국이었던 '테이퍼링' 취약국가는 8개국으로 세를 불렸다.
세계은행(WB)은 15일 공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작년 신흥시장에 몰아닥친 테이퍼링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조정이 예상과 달리 급격한 모습을 띨 때 신흥국들의 자본흐름이 최대 80%나 급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대외자금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커진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슈로더 투자신탁과 함께 불안국가군(群)을 새롭게 재편했다. 기존 양적완화 취약(fragile) 5개국 남아공, 터키,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에 FT는 헝가리, 칠레, 폴란드를 더해 '불안한(edgy) 8개 국가'를 탄생시켰다.
불안국으로 꼽힌 국가들은 신흥국 중에서도 특히나 높은 외부자금 의존도가 나타나고 있다. 2013년 2분기 기준 헝가리가 필요한 대외자금 조달규모(GEFR; 단기외채와 경상적자 합계) 헝가리 GDP의 21.2%에 이른다. 같은 기간 터키는 19%, 칠레는 14.7%를 기록했다. 브라질의 GEFR은 8개국 중 가장 낮은 GDP 대비 8.4%를 기록했지만 점진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Edgy8개국 GEFR 변동 추이. |
WB의 우려가 현실화되면 이들 국가가 받을 경제적 여파는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슈로더의 크레이그 보덤 신흥시장 연구원은 "자금흐름이 중단되거나 심지어 유출되면서 '서든스톱(Sudden Stop;대규모 외자유출 발생으로 인한 외화유동성 고갈)'에 대한 공포가 이런 전망의 중심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8개국 외에도 테이퍼링에 취약하다고 평가되는 국가로는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가 꼽힌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양적완화 축소보다 자국 경제 불안상황이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큰 취약 요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