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시장보다 신흥시장 개척이 필요할 때
[뉴스핌=백현지 기자] 중국 7.6%, 베트남 5.4%, 일본 1.5% 그리고 한국 3.8%.
한국은행을 비롯해 일본은행(BOJ) 등 각국이 제시한 201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국내 경제성장률은 이미 이머징마켓이 아닌 선진국 수준의 저성장에 접어들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이머징 마켓이지만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수준으로 매력도가 낮다"며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안정적인 종목이 아닌만큼 (코스피 상승을)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국내영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해외 진출은 증권사에게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의 발전과 함께 MTS 활성화,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리테일 영업 기반이 변화되는 만큼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이머징 시장 개척 필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대박 종목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소위 주가가 '더블(2배)'이상 성장할만한 종목이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것. 이만큼 국내시장 중심 수익구조 탈피해서 결국 고성장이 가능한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자본금을 키워 대형화해 해외시장에 나가야 하며 수익이 날 때까지 일정기간동안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업계가 모두 공감하는 바다.
대우증권 홍콩법인 |
현지화에 성공한 사례로는 대우증권 홍콩법인이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1988년 10월 홍콩사무소 개소 이후 지난 1994년에는 현지법인으로 전환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투자에 집중해 2011년 기준, 1억 8200만 달러인 총 자산도 지난해 9월 기준 5억 1300만 달러로 세배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증권사의 해외점포는 89개로 2012년 95개 대비 6개가 감소한 수치다.
해외 시장 개척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보유한 해외지점 중 실제로 이익이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특히 선진시장에서 국내 증권사는 규모로 보나 네트워크로 보나 글로벌 IB와 비교했을 경쟁력이 없으니 브라질, 터키 등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 이머징 마켓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성과보수 체계 확립 필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선결 과제로 국내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의 거래대금은 986조3752억 원 규모로 2012년 1196조2634억 원 대비 17.5% 줄었으며 거래대금이 1702조 원에 달하던 2011년과 비교했을때에는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이 가운데 국내증권사의 주식거래 수수료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활성화와 함께 매매수수료가 0.010%까지 낮아졌다.
이만큼 현재 증권업계는 리테일 중심의 수익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증권사 스스로 수수료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증권사 지점에서 근무하는 한 PB는 "전국 PB 중 상위 50%는 매일 그날 얼마 벌었는지 등수를 확인할 수 있어서 경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잠시 교육차 자리를 비우거나 할 때마다 등수가 밀려있어서 스트레스"라고 토로했다.
국내증권사가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한다면 현행 매매시에만 수수료를 지불하는 거래수수료 체계에서 나아가 성과 수수료체계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임정근 신영증권 이사는 "현재 매일 돈버는 구조를 성과중심의 자산관리 수수료체계로 바꿔야 한다"며 "수수료에 차등을 둬 예컨대 1억원 이상 고객들은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고 성과 보수를 3% 받는다던가하는 식의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