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국, 테이퍼링 굴레 벗어나 본격 회복 기대
2014년 대망의 새해가 밝았다. 올 한해 글로벌 경제는 선진국을 주도로 경제성장의 회복세가 예상된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무엇보다 주택·고용·내수 부문 등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예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통화·재정정책의 불확실성도 잠재해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개혁과 신흥국 경기둔화 및 금융불안, 유로존 리스크 등도 세계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 변수들이다. 뉴스핌은 올 한해 지구촌 경제의 흐름과 지속성장 가능성을 세계와 미국, 유럽, 일본, 신흥국을 중심으로 전망하는 5회 분량의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註]
[뉴스핌=노종빈 기자] 글로벌 경제는 새해를 맞아 생기와 활력을 되찾을 전망이다. 연초부터 시작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조치에도 불구, 미국 경제는 점차 '자생력'을 회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미국의 소비가 되살아나면 이를 용광로 삼아 전세계 교역량도 확대되면서 지역별로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이로써 미국과 유럽, 아시아, 기타 신흥시장 등의 글로벌 각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또한 유럽 재정위기의 상황도 완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 경제 역시 성장률 둔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 미국 경제의 부활 관심
최근 4년간 미국은 2%대 성장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2010년 미국의 성장률은 2.5%를 기록했고 이듬해인 2011년에는 1.8%로 떨어졌다. 2012년에는 2.8%까지 올랐으나 2013년에도 약 2%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4년에 미국 경제는 강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준비제도 역시 3%대 성장률을 자신하고 있다. 오히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컨센서스가 이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미국 경제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실업률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미국 경제는 또한 여야 합의에 따른 의회 예산안의 타결로 향후 2년간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이라는 리스크 요인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실업률은 빠른 경제 회복을 늦출 수 있는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 유럽 경제 터널, 당분간 지속
유럽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각국 재정위기의 여파로 당분간 빠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존이 1.1%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ECB의 정책 목표 수준인 2%를 넘기지 않고 있지만 실업률은 12.1%에 고위험 수위를 유지하고 있고, 점차 더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유로존의 중심인 독일 경제의 산업투자와 소비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독일의 소비자 경기신뢰도가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내면서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산업 투자는 여전히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높은 고통분담이 요구되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 등의 경제 개혁조치의 실현 가능성도 미지수로 남아 있다.
올해 예상되고 있는 ECB의 양적완화 조치에도 불구 유로화는 여전히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지역 경제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 일본 소비세 인상 여파 주목
일본 경제는 오는 4월 단행되는 소비세 인상의 여파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블룸버그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기존 5%이던 소비세를 8%로 올리면 개인 소비가 10%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본 경제에 연율 환산시 무려 4%대 역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이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에 커다란 부담이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현재 경제회복 가속도로 볼 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2013년 일본 경제는 강력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 힘입어 1.8% 수준의 실질성장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에도 이 같은 정책적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규제 개혁 효과 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아베 정권은 오는 2015년 10월 소비세를 추가로 10%로 올릴 계획이다. 따라서 올해 4월 소비세 인상의 파고를 무사히 넘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5년 9월 선거에서 자민당의 집권 연장 여부와도 맞물려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중국 경제의 내실화 기대
올해는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의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시 주석은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자신의 경제 개혁 정책 패키지들을 마음껏 펼쳐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올해 본격적인 기업구조 조정을 통해 공기업보다는 사기업의 경영 효율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또한 지방정부들의 악성 채무를 해결해 재정 상태를 건전화하고 대출 금리에 대한 규제완화도 실현해 나갈 방침이다.
중국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7.6%에서 올해는 약 7.4%대 수준으로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 착수로 투자 거품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으로 가기 위한 군살빼기 과정이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 부채와 부동산 거품, 과잉 유동성, 과잉 설비 문제를 해소하는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주택가격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의 내수 소비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수출도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대중국 교역비중이 높은 미국과 유로존 수요 회복이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신흥국 부침은 당분간 지속될 듯
신흥시장은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움직임으로 가장 큰 홍역을 겪었던 지역이다. 일단 테이퍼링이 공식화된 현 시점에서 급격한 자본 유출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 투자는 신흥국들의 펀더멘털 위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정치와 경제, 사회 구조의 개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적잖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다. 신흥국 가운데 인도와 인도네시아, 터키 등은 정치 경제적 개혁이 늦어지면서 사회적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 수요의 회복 가능성에 따라 멕시코나 동유럽 일부 국가들의 수출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미국의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테이퍼링이 속도를 내게 되면 신흥국들의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