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P 기대감 과도…모디 극단적 종교성향도 걸림돌
[뉴스핌=주명호 기자] # 지난 9일 인도 금융시장은 모처럼 호조를 보였다. 인도 종합주가지수 센섹스(SENSEX)는 1.57%나 오른 2만1326.42를 기록했고 루피화 가치도 미 달러화 대비 0.5%나 올라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5월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불안감에 극심한 변동성을 지속해왔던 인도 금융시장이 활짝 웃은 것은 차기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까닭이다. 이날 발표된 인도 4개 지역 지방의회 선거에서 친시장, 친개혁 성향으로 알려진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이 압승을 거두면서 인도의 경제개혁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구라자트 주지사. [사진 : AP/뉴시스] |
하지만 이런 기대 심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BJP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고 내년 4월부터 있을 총선에서 다시 승리를 거머쥔다는 보장이 없을 뿐더러, BJP의 차기 총리 후보인 나렌드라 모디 구라자트 주자사 또한 극우적 성향으로 개혁을 위한 통합 정책을 제대로 펼쳐낼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티머시 리델 글로벌 시장리서치부문 수석은 26일(현지시간) CNBC방송을 통해 "우리는 BJP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방 주의회 선거 승리가 언제나 총선 승리로 직결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지난 2003년 BJP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으나, 이듬해 열린 총선에서는 현 여당인 국민회의당(NCP)에 밀리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BJP가 정권을 잡아도 끊임없이 이어져온 인도 국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례로 올해 급등세를 보인 양파 가격에 현 정부가 비판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과거 BJP도 치솟는 양파 가격을 잡지 못하면서 1998년 선거에서 패배한 전력이 있다.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모디 주자사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대체적으로 모디에 대한 평가는 다른 정치인보다 친시장, 친개혁적 성향을 지녀 인도 경제개혁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맥쿼리의 니잠 이드리스 채권외환 투자전략 부문 수석은 "모디는 과거 분열을 조장한 과거가 있으며 그가 맡았던 주에서 폭동사태가 발생한 적도 있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2002년 구라자트주의 고드라에서 힌두교도들과 무슬림들의 충돌로 힌두인 수십 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모디는 무슬림에 대한 보복을 용인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후 힌두인들의 무차별적 보복이 이어지면서 약 한 달간 1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타임지 표지에 실린 나렌드라 모디. [ 출처 : Time] |
리델 수석은 "그의 극단적 견해는 다수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며 그가 펼치는 불안정한 정책으로 인도사회가 고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 또한 모디의 이런 힌두 근본주의적 성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해왔다. 지난 2012년 모디를 표지에 내세웠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모디의 사업수완은 좋다. 하지만 인도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Modi means business, but can he lead India?)"라는 표제로 모디의 적합성에 의구심을 나타낸 바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최근호(지난 14일 발행) 기사를 통해 정치적 지도자는 경제 외적 부분에도 책임을 져야한다며 모디가 종교적으로 좀 더 유연한 시각을 지닐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