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잡지, 삼성전자ㆍ현대차ㆍ포스코 위험요인 분석
[뉴스핌=우동환 기자] 한국의 주요 제조업체들이 정체 국면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역량을 초과한 해외 사업 확장이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으며 연구개발(R&D) 역량의 약화로 국내외 브랜드 명성이 쇠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일본의 경제 및 정치 월간지인 센타쿠 매거진은 12월호 기사를 통해 한국의 제조업에 대해 '카드로 지어진 집'이라고 평가했다.
이 잡지는 포스코와 현대차, 삼성전자 등 주요 국내 대기업의 국내 현황과 해외 사업 및 전략을 소개하면서 최근 국내 제조업계가 직면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포스코의 경우는 얼마 전 문을 연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아세안(ASEAN) 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일관제철소로 연간 300만 톤의 생산량을 확보한 포스코의 첫 해외 철강 생산 기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경제의 성장률 둔화를 감안하면 포스코에 마냥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1년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지어질 당시 7%에 육박했던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률은 지난 3분기 5.6%로 떨어진 가운데 건설 수요는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인도네시아 수요 감소와 함께 중국을 비롯해 아세안 지역에서 유입되는 철강 물량도 시장에서 공급 과잉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잡지는 현대차에 대한 포스코의 강판 공급 역시 차 판매 감소로 떨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차량 판매고가 1년 전과 비교해 7% 늘었으며 영업익 역시 2조 101억 원으로 1.7%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116만 1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시장 판매량에서 1/3의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지난 10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가 13.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최근 중국 주요 도시에서 대기 오염과 관련해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높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다.
또한 잡지는 현대차 노조의 높은 임금 현황과 함께 싼타페 누수와 같은 품질 문제로 직원들의 사기 역시 가라앉은 상태라고 언급하면서 북미 시장에서의 연비 과장 문제와 함께 동일 모델이 미국 시장보다 한국에서 더 비싸게 판매되는 현상을 꼬집었다.
삼성전자 역시 휴대전화와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부분 이익이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등 수익 구조가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들이 점점 평면 TV 시장에 진입하면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인도 제조업체들 역시 저가 전략을 통해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잡지는 한국 제조업계 전반이 중국 시장을 통해 이익을 거둘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극히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 중국 현지 업체와의 가격 경쟁으로 고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첫 단계에서부터 연구개발을 간과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기업들은 주로 일본과 유럽, 미국 기업들로부터 기술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했으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한국과 같은 전략을 선택하면서 지난 1990년대부터 제기됐던 이른바 '샌드위치' 현상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현대차 역시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5위의 자동차 제조업체로 부상했지만, 자체 혁신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와 같은 분야에서는 아직도 일본 업체와의 격차가 존재한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