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한 여정' 기고
[뉴스핌=문형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외신 기고를 통해 새 정부의 대북정책 핵심 과제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2013년 연말 특별판에 '새로운 남북 관계를 위한 여정(Reinventing the Inter-Korean Relationship)'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는 현재 154개국 491개 언론사가 회원으로 가입한 세계 최대의 언론 신디케이트로 세계 정상, 노벨상 수상자, 정치인, 유력 기업들의 기고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말 특별판에는 박 대통령뿐 아니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 아이로 프랑스 총리, 레타 이탈리아 총리, 코피 아난 전 유엔(UN) 사무총장 등이 기고했다.
박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추진을 위한 구체 방향으로 ▲ 평화와 통일의 기반 조성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업그레이드 ▲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및 동북아의 공동발전 추구 등을 제시했다.
대통령은 지난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감행 당시를 회고하며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는 신뢰를 쌓아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자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새 정부 대북정책의 핵심 과제로 채택하고 있었다"며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기조가 유지될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과거 북한의 선의에만 의존하던 유화정책과 압박 일변도의 강경정책이 보여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력한 억지력을 기초로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는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하되,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고자 한다면 확실한 기회와 지원을 제공하여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개성공단이 멈춘 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물밑 접촉 등을 통해 북한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면서 "과거 그러한 접근이 많은 부작용을 가져왔기에 나는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대화를 제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문제점은 확실히 지적함과 동시에 대화를 통해 작은 일부터 협력하고 약속을 지켜야 신뢰가 쌓일 수 있다는 점을 북한에 반복적으로 강조했다"며 "결국 북한은 7월 중순부터 대화의 장으로 나왔고, 한 달 후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관계 실질적 정상화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최근 북한의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 숙청 이후) 남북관계가 더욱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 놓여 졌다"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개월 동안 우리 정부는 국민의 눈높이와 국제규범에 맞는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원칙을 지키며,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정책 방향으로 첫째,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튼튼한 안보야 말로 진정한 평화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우선 평화를 지키기 위해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나아가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통일은 분명 우리 민족의 문제이나, 주변국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 할 것"이라며 "남북 간의 깊은 불신의 골을 메우기 위해, 상호존중의 자세로 신중하게 협의하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대화의 관행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