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수요예측서 기관 참여 전무
[뉴스핌=김선엽 기자] 동부CNI(신용등급 BBB)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외면받자 주관사를 상대로 '수수료 녹이기'에 나섰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실시된 총 300억원 규모의 동부CNI 회사채 수요예측에 기관은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수요예측시 희망금리를 1년물 7.448~7.948%, 1년 6개월물 8.014~8.514%로 각각 제시했지만 양쪽 모두 기관투자자의 참여는 전혀 없었다.
수요예측이 미달로 끝났지만 회사는 실제 회사채 발행금리를 1년물 100억원에 대해 7.800%으로, 2년물 200억원에 대해서는 8.300%으로 잡았다. 수요예측 금리밴드 상단보다 낮은 수준이다.
동부CNI는 "최근 웅진홀딩스 및 STX와 동양 사태 이후 크레딧 시장의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고 비우량회사채에 대한 발행시장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으며, 타 공모사채에 비해 신용등급 및 업황이 다소 열위한 점을 고려했다"고 최종 발행금리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미달된 수요예측 금리의 상단보다 발행금리가 낮게 책정됨에 따라 대표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이 비싼 가격에 회사채를 인수할 전망이다.
이른바 수수료 녹이기로, 발행사가 인수단에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떠넘기면 인수 증권사가 이를 다시 높은 금리로 기관투자자에게 판매하면서 수수료를 사실상 대신 지불해주는 관행을 일컫는다.
이에 대해 동부CNI 관계자는 "수요예측 금리의 상단과 하단 사이에서 발행금리를 결정했기 때문에 인수 증권사와 기관투자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CNI는 지난달 발표한 자구안을 통해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지분을 전량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분 매각을 통해 6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2015년까지 2조9000억원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동부CNI의 동부하이텍 지분은 12.43%며 현대자동차 등이 동부하이텍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CNI가 지분을 매각할 예정인 동부하이텍에 대해 현대차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으나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