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베팅'보단 '방어'로 접근해야"
[뉴스핌=이에라 기자] 미국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하자 출구전략에 대비해 출시됐던 시니어론펀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는 평가에 올 하반기 공모펀드 출시가 이어졌지만 아직까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주 미국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했지만 금리 인상까지는 상당시간이 걸릴 것이란 인식이 나오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시니어론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평균 수익률은 0.22%다. 같은 기간 국내채권형 수익률(0.41%)에 다소 못 미친다. 글로벌하이일드채권형펀드의 3개월 성과는 3.64%를 기록했다.
지난 7월 말 설정된 '신한BNPP미국배당&시니어론ETF 1(H)[주혼-재간접](종류 A1)','한국투자시니어론플러스특별자산자H(대출채권-재간접)(A)' 3개월 성과는 각각 1.46%, -1.72%였다. '신한BNPP시니어론특별자산 1(H)[대출채권-재간접](종류A1)'은 0.91%에 그쳤다. 이들은 모두 미국 출구전략에 대비해 올 하반기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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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로인 제공 단위: %, 기준: 12월 19일 |
시니어론펀드는 신용등급 BBB-이하 기업들에 변동금리(리보(Libor)+신용스프레드)로 자금을 빌려주고 원리금을 상환받는 담보부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일반 채권은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해 손해를 보지만, 시니어론은 변동금리라는 특성 때문에 금리 상승시 수익을 내는데 유리한 상품으로 잘 알려져있다.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계획이 전해지며 앞으로 경제 성장 시 기준금리 인상도 불가피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은 당초 예상보다 금리인상 시기가 더 늦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 당장 시니어론펀드의 수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는 갖지 말라는 조언이다.
지난주 미국 연준이 매월 850억 달러씩 매입하고 있는 자산매입 프로그램 조치를 다음달부터 100억달러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우려를 반영해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월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테이퍼링이 곧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의 시행으로 받아들여지며 미 국채 금리가 경기 여건대비 높은 수준까지 상승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이제는 테이퍼링이 반드시 금리인상과 연결지어 생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책임연구원은 "시니어론펀드는 리보금리가 상승해야 이에 연동되서 수익이 난다"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2015년 말로 전망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리보금리 상승도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채권시장 전반적으로 주식보다 매력도가 낮는데 상대적으로 보면 시니어론, 하이일드 등이 그나마 적절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들도 투자자들에게 시니어론펀드가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이 아니라 금리 상승 시기에 안정적으로 방어, 인컴을 낼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주식, 채권 동시에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시니어론 같은 경우는 듀레이션이 짧아 금리 변동에 대한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 방어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시니어론플러스특별자산펀드'를 운용중인 조홍래 한국운용 차장은 "테이퍼링 개시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랐는데 금리 인상이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시중금리가 우상향 추세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며 "시니어론펀드가 금리인상으로 각광받을 수 있는 것이 당장 내년은 아닐지더라도 인상에 미리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