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엇갈린 한일 증시, 외국인 니케이225 더 선호
[뉴스핌=한기진 기자] 19일 유가증권시장 분위기는 엔화 가치에 쏠렸다. ‘달러/엔 104.32엔’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자 우리나라 수출주(株)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적중해 자동차주는 급락했다. 현대자동차가 전날보다 3.08%, 기아자동차가 1.83% 내린 것을 비롯해 관련 부품주도 현대모비스 3.94%, 만도 8.40% 등 모두 흘러내렸다.
자동차주가 보여주듯 한국과 일본 증시 명암도 갈렸다. 코스피는 간신히 1975포인트를 지킨 반면 니케이225는 전날보다 1.74% 오른 1만5859포인트로 마감했다. 추가 엔화 약세 전망이 힘을 얻으며 혼다 등 수출주가 주가를 끌어올렸다.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부정적인 영향이 많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지만 결국 통화가치가 원화>달러화>엔화 순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여 증시가 조정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이 투자를 하면서 6월까지 증시가 좋았지만 최근 외국계 펀드가 코스피는 숏(매도), 니케이는 롱(매수) 전략으로 확실히 바뀐 것 같다”며 우려했다. 실제로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중심으로 박스권에 반년 가까이 갇혀있는 사이 니케이는 올 1월 4일 1만688포인트로 50%나 올랐다.
미국의 양적완화 하나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경제나 증시에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FOMC 결과는 저금리를 장기로 끌고 가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외국인 자금도 한국시장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 큰 문제는 없을 듯 하다”고 했다.
외국인의 반응을 볼 수 있는 지수들도 나쁘지 않아 이런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밤사이 NDF(역외선물환) 기준 원/달러 환율은 양적완화 축소가 발표되자 장중 저점 대비로 5원 가까이 올랐다. 이후 달러화가 소폭 강세를 보이며 상승폭을 축소하기는 했지만 외국인의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증시 상황만 놓고 보면 외국인 매도 추세에 대한 불안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반작용이 일부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을 뿐”이라며 “유동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지만 경기에 대한 꼼꼼한 확인작업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신흥국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19일 시장을 보듯 일본 증시의 우위가 지속될 것이란 증거가 나타나고 있어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도 함께 이탈할 수 있다. 반면 우리 경제와 증시에 대한 상대적 안전성이 부각되면 신흥국 자금이 더 쏠릴 수도 있다.
이철희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달러/엔은 내년 말 110엔, 내후년 말 120엔까지 갈 것으로 본다”면서도 “미국 경기 회복으로 수출업종이 좋아질 수 있는 반면 상품시황과 중국에 영향을 받는 쪽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