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스트리트 '깜짝 제안' 놓고 논란 가열
[뉴스핌=김연순 노희준 기자] 우리투자증권 등 '1+3 패키지'패키지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그룹이 두가지 인수안을 제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본입찰 경쟁사인 NH농협금융은 "기본룰에 어긋난다"며 즉각 반발하면서 파인스트리트의 새로운 안이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투자증권 매각 주체인 우리금융지주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판알을 튕기면서 고민에 빠졌다.
이에 반해 금융당국은 이번 논란이 공정성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우리금융 매각의 본체인 우리은행 매각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서 '기존 매각 원칙'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 농협금융 "불공정한 입찰" 반발…법적대응 불사
파인스트리트는 지난 16일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본입찰에서 두 가지 인수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파인스트리트는 1안으로 애초 패키지 매각 원칙에 따라 '우투+우리자산운용+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 입찰가로 1조1000억원 안팎을 적어냈고, 2안에서는 '우투+우리자산운용' 입찰가로 1조25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이 전해지자 농협금융은 불공정한 입찰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농협금융은 현재 우투 패키지 매각에 파인스트리보다 더 높은 1조1000억 중반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져, 패키지 매각시 농협금융의 우투패키지 인수 가능성이 높다.
농협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파인스트리의 인수가 2개 제시는)기본 룰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파인스트리 안이) 받아들여지면 가만이 있을 수 없다. 법적 절차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도 법무법인에 확인해봤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며 "(파인스트리 안은) 기본 룰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투자증권 매각 주체인 우리금융지주와 공적자금위원회는 실리와 원칙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본입찰 전부터 매각가와 관련해 신경을 곧두세운 입장에서 파인스트리트가 제안한 대로 우투증권과 우리자산운용을 팔면 최고가 매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위의 한 민간위원은 "파는 쪽이 어떻게 하든 간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 (사기 싫은 거 끼워팔기 하는 거니까) 그런 제안을 할 수는 있는 것 같다"면서 "프로세스 레터상에서 봤을 때 인수자측의 제안이 기준에 어긋나면 탈락시킬 것이고 잘못된 게 없다고 하면 매각 원칙과 기준에 입각해 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 금융당국 "파인스트리트 제안 수용 어렵다" 무게
금융당국 입장에선 이번 논란이 불공정 시비로 이어지는 것이 부담인 상황이다. 혹여 법적 소송까지 이어지거나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만 남게 될 경우 우리금융 매각의 본체인 우리은행 매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파인스트리트가 제시안 두가지 안은) 패키지 딜 매각과 관련해 안내한대로 따라오지 않은 것"이라며 "퍼블릭 딜(공공딜)에선 공정성이 생명인데 규칙에 충실한 게 나은 것 아닌가 고민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금융지주는 지주대로, 사외이사는 그들대로 입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안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키지 매각이 기본 원칙이고 그것을 전제로 입찰 안내를 했던 만큼 파인스트리트의 새로운 제안을 수용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공자위 관계자는 "새로 비딩한 (파인스트리트의) 입장을 반영해서 일부(아비바생명, 저축은행)를 안팔고 가면 나중에 팔 수 있을지도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패키지로 묶어놨기 때문에 이 정도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별매각 가능성을 열어놓기는 했지만 이런 그림은 아니었다"면서 "패키지 딜에서 한번에 다 팔기로 하고 들어왔는데 일부만 중간에 떼내 팔겠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금융위 입장에선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저축은행의 딜리 무산될 경우 내년 우리은행 매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앞선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우리금융과 (최종 매각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검토중"이라면서 "향후 우리은행 매각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그 생각도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노희준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