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출범 당시 공동통화 출범을 적극 지지했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유로화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리스를 포함한 주변국의 고실업률과 유럽의 분열 등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인 병폐가 유로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출처:신화/뉴시스) |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 영국 런던정경대학 교수는 유로화가 유로존 ‘잃어버린 세대’를 초래한 주번으로 지목하고, 공동통화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그가 과거 유로존 출범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런던정경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 “유로화를 질서 있게 폐지하거나 유로존 정책자들이 성장 회복과 고용 창출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최대한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이 일관성 없는 부채 탕감 및 채무조정을 실시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유로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유로화를 존속시키기 위해 취하는 기존의 정책은 유럽의 일자리를 고갈시켜 고등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을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부채위기 이후 최근까지 벌어진 유로존의 상황은 공동통화권의 출범 목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지적이다.
유로존 경제가 3분기 침체를 탈출하는 등 경제 지표가 개선되면서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진정된 것과는 대조적인 발언이다.
유로존 경제는 3분기 0.1% 성장하는 데 그쳤고, 유로존 실업률은 12.1%를 기록했다. 1900만명 이상이 실직 상태라는 얘기다.
2008년 키프로스의 유로존 회원국 가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피서라이즈 교수는 “당시에 유로화는 상당히 이상적인 아이디어로 보였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유로화가 갖가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과 고용 창출을 가로막는 한편 유럽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유로존의 현 상황이 영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유로존 경기 회복에 대한 섣부른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