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엔 호재, 채권엔 악재…시장 반영 '아직'
[뉴스핌=김사헌 기자] 2014년 세계경제는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확장세는 영국과 미국이 주도하면서 유로존이 경기 회복, 중국경제의 안정세가 뒷받침하는 형세다. 일본은 힘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와 도이치뱅크, 모간스탠리 등 유수의 글로벌 투자은행 소속 경제전문가들이 제출한 전망에 의거, 세계경제성장률이 올해 3% 미만에서 2014년엔 3.4%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출처: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2013. Oct) |
유력 투자은행 소속 경제전문가들은 내년이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지속적인 성장세로 다시 진입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컨센서스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믿음을 얻게 될 경우 강한 수요가 창출되면서 예상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이 같은 경제 변화는 선진국 주식시장에 호재인 반면 채권시장에는 악재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 같은 전망을 증권 가격에 모두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골드만삭스의 도니믹 윌슨 수석 시장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 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폭넓게 제기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아직 의심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 "이 때문에 경기순환 테마 쪽으로 좀 더 강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S&P500 지수가 내년 말까지 1900포인트에 이르고, 10년물 미국 재무증권 수익률은 3.25%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제출했다. 다른 IB들 중에서는 S&P500 지수가 2014포인트까지 상승하고 금리가 3.5% 수준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을 제출한 곳도 있다. 참고로 지난 11일 뉴욕시장에서 S&P500지수는 1782.22포인트로 마감했고, 10년물 국채는 2.85%에 거래됐다.
한편, 낙관적인 경제전망이 실현되려면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정책이 효과를 내되, 투자자들이 강한 성장세에 놀라 미리 조달금리를 밀어올리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닐 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은 가능한 한 경제성장를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것을 금융시장과 의사소통(Communication)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고 말했다. 블랙록의 글로벌채권팀 수석인 스코트 티엘은 "투자자들이 강한 성장률을 보고 통화정책 기대를 바꾸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활적인 임무가 됐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화정책 컨퍼런스에 모인 주요 인사들(좌로부터 래리 서머스, 케네스 로고프, 스탠리 피셔, 벤 버냉키, 올리비에 블랑샤르) ※출처: 국제통화기금 홈페이지 |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려 하고 영국도 모기지대출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반면, 유럽과 일본은 부양 노력을 더 강화하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브라질과 인도 등 주요 신흥국들은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