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미국 규제당국이 은행들의 자기자본매매를 규제하는 '볼커룰(Volcker Rule)'을 승인했다. 이로써 앞으로 미국 은행들의 자기자본을 통한 투자가 금지될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증권거래위원회(SEC), 통화감독청(OCC) 등은 회의를 열고 '볼커룰'의 최종안을 승인하고 오는 2015년 7월 21일부터 발효시키기로 했다.
특히 이날 미국 동북부 지역에 눈폭풍이 일면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표결은 사상 처음으로 전화를 통해 이뤄지기도 했다.
FDIC와 연준의 표결은 만장일치로 승인된 반면 SEC에서는 찬성 3표, 반대 2표로 승인 처리됐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들은 자기자산으로 위험 자산에 직접 투자가 금지되며 고위험 거래에 참여한 트레이더들에게는 인센티브도 보상되지 않는다. 또 투자은행들의 사모펀드 투자 및 소유도 제한되며 각 은행의 이사진들은 자율준수프로그램을 설정해 규제 당국에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급변으로 인해 투자자가 손실을 입는 것을 방지하는 '시장조성(Market-making)'을 위한 자기거래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은행들은 이미 이같은 규정을 이행 중이라며 볼커룰 승인으로 인해 크게 바뀌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년여간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보유분을 매각해봤다며 이번 규정이 자사 사업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예금기관들이 과도한 수준의 고위험 투자를 하는 것을 제한시키려는 것이 이번 규정의 중요한 목적"이라며 "감독기관들이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효과가 발휘될지 여부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커룰'은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이름에서 딴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금융사들의 고위험 투자를 제한하기 위한 금융개혁법안인 '도드-프랭크법안'의 하나다.
자산이 500억 달러 이상인 대형 은행들은 오는 2015년 7월부터 해당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여타 은행들 역시 2016년부터 지켜야 한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