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고용을 포함한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이루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축소 우려가 고조, 주가에 강한 하락 압박을 가했다.
여기에 3분기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둔화된 것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FTSE100 지수가 22.46포인트(0.34%) 내린 6509.97에 거래를 마쳤고, 독일 DAX 지수가 82.77포인트(0.90%) 떨어진 9140.63에 마감했다.
프랑스의 CAC40 지수가 23.92포인트(0.57%) 하락한 4148.52에 거래됐고, 스톡스600 지수도 1.89포인트(0.59%) 떨어진 317.24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에 따르면 11월 민간 순고용이 2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 17만8000명과 전월 수치 18만4000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최근 1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6일 발표되는 11월 실업률 및 비농업 부문 고용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고용 지표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핵심 지표인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
이밖에 미국 주택시장이 강한 회복을 보인 반면 서비스업 경기는 일정 부분 둔화됐다.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신규 주택 판매가 전월에 비해 25.4% 증가해 1980년 이후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수출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10월 수출액이 1.8% 증가한 1926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가 406억4000만달러로 전월에 비해 23억1000만달러 줄었지만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400억달러에 비해서는 높았다.
이에 반해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협회지수(PMI)는 53.9를 기록해 전월 수치인 55.4와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55.0을 밑돌았다.
무엇보다 고용 지표 개선이 유럽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RMG 웰스 매니지먼트의 스튜어트 리처드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들어 연준의 행보에 대한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두드러진다”며 “이날 ADP 고용지표가 테이퍼링 우려감을 증폭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가 하락할 조짐을 보일 때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서둘러 차익실현에 나선다”며 “이 때문에 주가 낙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2분기에 못 미친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3분기 유로존은 전분기에 비해 0.1%의 성장을 이룬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분기 성장률인 0.3%에 못 미치는 수치다.
종목별로는 푸조가 5% 이상 급등했다. 골드만 삭스가 매수 리스트에 편입하고, 2017년까지 유럽 자동차 업계의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주가 상승에 불을 당겼다.
반면 은행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방카 몬테가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설이 나오면서 5% 이상 급락하는 등 이날 스톡스 600지수의 19개 섹터 가운데 은행이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