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이미 사 놓고 탐방을 왔더라구요. 이것저것 물어보고 확인을 하고 가더니 더 샀어요. 얼마뒤 다시 탐방을 왔다 가더니 지분율을 5% 이상으로 높였어요."
국민연금이 한때 9%대까지 지분을 늘렸던 한 코스닥 기업 IR 담당 임원이 전한 국민연금의 투자 방식이다. 이 기업의 주가는 5000원을 밑돌다 국민연금의 투자 이후 약 1년간 꾸준히 상승세가 이어져 2만원대까지 올랐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이라는 후광효과도 한몫했다.
다른 코스닥 기업 관계자는 "보통 기관들은 한두차례 탐방을 오면 투자를 결정하는데 국민연금은 탐방만 세차례 오고도 투자를 결정 못한 경우가 있다"며 "탐방 전후로 투자를 전부 하는 게 아니라 일부 투자를 하고 어느 순간 지분율을 늘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 위탁기관 자율 존중, 수익률 검증 철저
국민연금은 운용 규모가 400조원이 넘고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하는 만큼 개별 기업, 특히 스몰캡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말그대로 돌다리도 두드리는 모습이다.
28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위탁운용사(1분기 기준)는 233개, 위탁규모는 128조원이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 위탁투자 액수는 37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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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 운용 팀 중 막내급이 2조원 가량을 운용하고 있으니 직접 운용은 대부분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됐다"며 "코스닥 등 소위 스몰캡이라고 분류하는 종목에 투자는 대부분 아웃소싱을 통해 투자하게 되는데 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업체 숫자를 늘리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위탁업체를 통해 하는 주식운용에 있어서도 위험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에서 스몰캡 위탁운용은 운용사나 자문사의 자율에 맡기는 편이지만 수익률에 대해서는 민감하다. 한 운용사 임원은 "국민연금은 분기, 반기 별로 위탁운용업체의 수익률 평가를 하는데 업체 중 하위 몇 퍼센트에 속할 경우 위탁 금액을 1/3 줄이는 등의 제재가 있다"며 "누적기준으로 하위권에 머물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 수익률, 안정성 동시 추구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내주식 투자에 있어서 장기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전체의 37%에 달하는 국내 주식 위탁운용은 액티브 운용을 지향하지만 동시에 안정성도 추구한다는 것.
이에 따라 한 종목에 지나치게 많은 자금을 투자할 경우에도 사후지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아울러 일정 기간 동안 목표 투자금액을 설정했다 할지라도 시장상황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투자를 과감하게 지연하기도 한다.
올해 초 국민연금은 연말까지 86조2000억원의 주식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센터장은 "연말 국민연금 투자 자금이 풀릴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지만 기대 만큼의 투자가 집행되지 않을 수 있다"며 "자금집행에 있어서 검증이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