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D 복용 8시간 뒤 그린 그림 [사진=유튜브 캡처] |
익명의 이 여성은 강력한 환각제의 하나인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를 복용한 뒤 9시간30분에 걸쳐 그림 11장을 완성했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LSD의 약효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인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위험한’ 실험이었다.
1940년대 스위스 제약회사가 만든 LSD는 흡입량에 따라 6~14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소량만으로도 엄청난 환각을 체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여성이 그린 그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화려하게 변해간다. 복용 15분 후 그린 첫 그림에는 멀쩡한 여성의 얼굴이 담겨 있지만 2시간15분 뒤부터 그린 것들은 파격 그 자체다. 3시간30분 후부터는 눈동자를 아예 그리지 않았다. 8시간 뒤 그린 그림은 마치 판타지 영화 속 주인공 같다. 선과 컬러는 뒤로 갈수록 점점 대담해진다.
1960년대 초만 해도 미국에서는 누구나 약국에서 LSD를 살 수 있었다. LSD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면서 특유의 강한 환각성이 문제가 됐다. 미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는 '사이키델릭 아트(Psychedelic Art)'는 LSD를 복용하고 환각상태에서 그린 그림들이 시초다.
LSD를 복용하고 그림을 그린 화가 1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LSD가 그림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했다. 설문 참가자들은 “LSD를 복용하고 그림을 그리면, 확실하게 선과 컬러가 대담해진다. 정서적으로도 엄청난 충만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물론 LSD는 특유의 환각성 탓에 마약으로 분류된다. 당연히 LSD에 손을 댔다간 법의 제재를 받는다. LSD가 마약으로 인식되면서 ‘사이키델릭 아트’도 종말을 맞았다. 현재의 ‘사이키델릭 아트’는 LSD 없이 맨 정신으로 창조한 몽환적 예술을 의미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