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이 국유기업 개혁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상하이(上海)시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와 유사한 형태의 기구 설립을 통해 국유기업 체제에 대한 대대적 실험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동방조보(東方早報)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다음달 국유개업 개혁 시행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상하이시의 개혁안은 국유자산 유동화 플랫폼 구축, 업종별 분류 관리,책임경영과 인센티브 제도 보완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국유자산 유동화 플랫폼 구축'.국유자산 유동화란 국부펀드 설립, 국유기업 상장 등의 방식을 통해 한곳에 정체되어 있는 국유자산을 시장에서 '돌아다닐 수 있도록(유동·流動)'하고, 이를 통해 국유자산의 효율적 운용과 자산증식을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 하에서 중국의 국유자산은 폐쇄적으로 관리됐고, 투자와 운용을 통한 자산증식이 불가능했다.중국 경제에서 국유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 만큼, 국유자산의 효율적 운용과 관리는 중국 국부 증식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하이시는 국유자산 유동화를 위한 전문 기구를 설립하고, 이를 위해 싱가포르 테마섹홀딩스의 관리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싱가포르 테마섹홀딩스는 싱가포르의 국부펀드로 재정부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부는 회사경영에는 간섭하지 않는다.
상하이시는 지난 2007년에 상하이궈셩그룹(國盛集團)을 설립하고 국유자산의 운용과 투자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국유자산의 '유동화'가 자산 '유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저항에 부딪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상하이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하에 국유기업 개혁이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국유자산 유동화'에 다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18기 3중전회(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회의) 후 발표한 개혁 강령인 '전면적 개혁 심화와 관련된 중대 문제에 관한 결정(이하 '결정')'은 국유기업의 개혁 방향이 '기업'을 관리하던 방식에서 '자본'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결정'은 또한 국유자본 운용회사 설립과 국유기업을 국유자본 투자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장려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국유기업 개혁을 위해 '상하이 버전의 테마섹' 설립 외에도, 국유기업의 상장과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적극적인 움직임에 힘입어 상하이시는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개혁의 원칙을 가장 충실히 그리고 가장 선도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하이시는 국유기업의 경영 의지를 제고하기 위해 스톡옵션제도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옵션제도는 '결정'에서 언급된 국유기업의 혼합소유제 추진과 관련이 있다. 혼합소유제는 사실상 국가가 장악하고 있는 국유기업에 대한 민간자본의 지분 확대를 의미한다.
상하이시는 스톡옵션을 통해 국유기업의 임직원에게 자기회사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성과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국유기업의 지분을 민간자본에게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