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슬플 창(凔), 목숨 수(壽). 영화 ‘창수’는 제목 그대로 모질도록 슬픈 목숨을 가진, 추락할 곳 없는 한 남자의 인생을 그린 작품이다.
창수(임창정)은 내일이 없는 징역살이 대행업자다. 더는 추락할 곳 없는 밑바닥 인생을 살던 그는 우연히 내일을 살고 싶은 여자 미연(손은서)을 만난다. 하지만 그 여자를 만난 순간, 그는 죽음으로 귀결될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한다. 그렇게 또 다른 비극이 시작된다.
영화는 뜨겁다. 거친 묘사나 폭력성 때문은 아니다. 임창정의 꾸밈없고 거침없는 날것의 연기가 큰 몫을 했다. (시나리오 속 대사와 영화 속 대사가 다르다는 배우 안내상의 말로 짐작만 할 뿐) 사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임창정의 애드리브인지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크게 중요치 않다. 임창정은 그의 모든 대사를 차지게 소화하며 100%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생애 첫 느와르 도전이지만 밉지 않은 허풍에 배여 껄렁대는 모습은 그간 비슷한 캐릭터를 도맡아 온 느낌이다. 임창정은 ‘창수’를 통해 코믹연기의 대가가 아닌 배우로서의 더 넓은 가능성을 열었다.
여기에 배우 안내상이 폭력조직 지성파 이인자 도석을, 정성화가 창수의 삼류인생을 함께 걸어온 오랜 후배 상태를 열연, 그의 연기를 탄탄하게 받쳐준다. 연기파 세 배우의 열연은 지루할 틈 없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물론 삼류 건달 이야기의 큰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무엇보다 영화는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지 못한다. 분명히 슬픈 장면인데 마음이 절절하지도 눈물이 왈칵 쏟아지지도 않는다. 전체적으로 감정의 강약조절이 미숙해 보인다.
하지만 창수의 처절한 외로움과 한 여자를 향한 그의 순정은 관객에게 생각보다 꽤 많은 것을 되묻는다. 28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