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기금 지분율 30~40% 추산, 연간 최대 1만 가구까지 리츠 구성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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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자금난에 빠진 LH를 대신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임대주택 리츠' 구상안을 내놨다. |
[뉴스핌=이동훈 기자] 국토교통부의 주택기금 지분 투자 '임대주택 리츠' 구상안은 현재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도맡아 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민간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임대주택 리츠는 주택기금과 재무적 투자자의 자금, H의 택지(현물출자)로 구성될 전망이다.
임대 리츠에서 주택기금의 지분율은 30~40%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되면 재무적 투자자 지분은 20~30%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구성된 임대 리츠는 공공임대주택을 안정적인 공급하는 것과 함께 LH의 재정 부담 완화와 연기금 투자처 확보라는 부대 효과도 동시에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임대 리츠, 주택기금 + LH 택지 + 재무적 투자자
임대 리츠는 국민주택기금이 일정 지분을 갖고 재무적 투자자와 LH가 참여하는 게 기본적인 구상이다. LH는 건설자금 대신 토지를 현물 출자한다.
리츠는 재무적 투자자와 주택기금으로 건설비를 충당해 임대주택을 지은 후 10년 동안 임대료 수입을 얻을 수 있다. 10년이 지나면 분양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LH는 앞서 지난해 의정부 민락2지구 보금자리 공공분양 주택을 공급할 때 대우건설과 우리투자증권 등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주택개발 리츠' 방식을 적용했다. 임대주택 리츠도 이와 비슷한 구조가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향후 임대 리츠에서 LH를 배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LH는 임대 리츠에 택지만 팔아 유동성을 늘릴 수 있게 된다. 다만 LH를 배제할 경우 투자자의 자격 심사를 깐깐하게 할 것이란 게 국토부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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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구성한 주택개발 리츠 구조도 |
◆주택기금 지분 30~40%, 연 1만가구 건설
리츠에 투자할 주택기금의 지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30~40%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10년 공공임대주택과 국민임대주택을 짓는 데 대출해 주는 국민주택기금의 규모로 추산할 때 기금의 리츠 지분율은 대략 30~40%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
올해 기준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주택기금 융자(대출) 액수는 전용 60㎡ 이하 7000만원, 60~85㎡ 7500만원이다. 최근에 공급된 수도권 보금자리 공공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전용 74㎡ 기준 2억5000만원이며 84㎡ 기준 2억8000만원 선임을 감안하면 약 30%가 주택기금 지분인 셈이다. 국토부는 연구용역 및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투자 지분율을 결정할 계획이다.
토지를 현물 출자하는 LH의 지분은 40%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보통 집값 대비 땅값 비율이 40%선이다. 이렇게 되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민간 자본은 20~30%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임대 리츠가 짓게 될 10년 공공임대주택은 연간 최대 1만 가구가 될 전망이다. LH가 공급해야할 건설임대주택 연간 7만 가구 가운데 공공임대주택 규모가 약 1만 가구다.
국토부는 약 1000가구 규모 단지별로 임대 리츠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매년 최대 7~10개 규모의 임대 리츠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마리 토끼 '임대 공급, LH 부채해소, 장기 투자처 확보'
임대주택 리츠는 안정적인 임대주택 공급이란 표면적인 목적 외에도 여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상품으로 평가된다.
우선 리츠 투자자는 임대료 수입을 얻다 분양전환때 자본이득을 챙길 수 있다. LH는 임대주택 건설비를 줄일 수 있고 토지를 빨리 처분할 수 있어 유리한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H의 자금난에 따라 임대주택 공급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리츠를 구상하게 됐다"며 "10년 공공임대는 10년 동안 임대 수입을 받은 뒤 되팔 수 있는 주택이란 점에서 투자 자본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142조원의 부채를 안고 매일 123억원의 이자를 내야하는 LH의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LH는 그동안 택지를 조성해놓고도 공사비가 부족해 아파트를 짓지 못할 때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임대 리츠가 도입되면 조성해 놓은 택지를 빨리 팔 수 있어 유리하다. 더욱이 분양전환할 때까지 10년 동안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비용부담도 덜 수 있다.
금융시장에선 5~7년 물이 대부분이었던 리츠가 10년 만기 장기 투자상품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10년 이상 장기로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까지 임대 리츠로 끌어들일 수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을 확대하는 장점도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