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 사이 동일본대지진 규모의 재앙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 도쿄대 무라이 교수 [사진=JESEA, 유튜브 캡처] |
도쿄대학교 명예교수인 계측학 권위자 무라이 순지 교수는 최근 슈칸겐다이(주간현대)와 인터뷰에서 “오는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 동일본대지진 규모의 재앙이 덮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라이 교수가 설립한 지진과학탐사기구(JESEA)에 따르면, 일본 국토지리원이 전국 1200개 지역에 설치한 일명 ‘전자기준점’ 지각분석 결과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기 직전과 비슷한 데이터가 출력됐다.
이와 관련, JESEA 관계자는 “최근 전자기준점 데이터를 보면,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 일본 남해 해구(난카이 트러프)에서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JESEA는 전자기준점의 미세한 움직임을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측정한다. 인공위성이 지상에 설치한 전자기준점의 움직임을 오차 2~3mm 내에서 측정할 수 있다.
무라이 교수가 얻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큐슈, 시코쿠, 키이반도에서 이상변동이 측정됐다. 9월1~6일에는 일본 전역에서 이상변동이 감지됐고 다음 주 갑자기 움직임이 잦아들었다.
무라이 교수는 “데이터 량이 급격하게 치솟다 뚝 떨어지는 반복적인 움직임은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나기 전 6개월간 세 차례 반복 관측됐다”며 “이후 4주간 정지기가 이어졌고 10월6~12일 다시 변동이 관측됐다. 큐슈와 시코쿠에서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지금까지 고치현, 에히메현, 키이반도에서 빈발하던 움직임이 카가와현, 도쿠시마현 등 세토 안쪽바다까지 이동했다. 큐슈, 도쿠노시마, 오키나와도 지진의 사정권”이라고 설명했다.
JESEA는 2011년 3월11일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나기 전인 2010년 9월부터 전국적인 지각변동을 감지했다. 무라이 교수는 “동일본대지진 2개월 전인 2011년 1월 도호쿠, 간토 지역에서 심각한 상황을 감지했다. 하지만 대지진에 대한 확신이나 준비가 충분치 않았다. 공식적으로 이를 발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지진의 전조를 널리 알리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는 무라이 교수는 이를 계기로 전국 규모의 지진탐사를 이어오고 있다. JESEA가 지난 1년 동안 정확히 예측한 지진은 75%에 달한다.
다만 반론도 있다. 무사시노가쿠인대학 지진전문가 시마무라 히데키 교수는 “지진은 지표면의 변화만으로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지표 움직임을 포착해도 지하 암반의 움직임이 어떤지 까지 알 수 없다. 더구나 대지진이 발생하는 난카이 트러프 등에는 측량전자기준점이 설치돼있지 않다. GPS를 통한 연구는 지진과는 거의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무라이 교수는 “지진이 발생하기 전 GPS가 관측한 지표의 변화량을 방대하게 수집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렇게 하면 지표가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움직일 때 지진이 오는지 ‘연관성’을 알 수 있다. 이런 연관성에 주목하면 지표의 움직임을 보고서도 얼마든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