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우·S&P500, 장중 주요 지지선 돌파 신기록
- 연준 더들리 "美경제, 낙관적" QE축소 불안 키워
- 플로서 "연준, QE 규모 설정 후 종료해야"
- "내년 글로벌 증시, 8% 수준 랠리 그칠 것"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장중 상승폭을 지켜내지 못하며 혼조세로 한주를 시작했다.
지난주 열린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지명자의 발언으로 양적완화 축소 우려를 덜어내는 듯했지만 다시 이에 대한 부담이 확대되면서 주요 지수들은 뒤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칸이 증시 폭락에 대해 경고한 것도 투심을 위축시키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9%, 14.25포인트 상승한 1만 5975.95를 기록했다. 반면 S&P500지수는 0.37%, 6.64포인트 내린 1791.54로 마감했고 난스닥지수도 0.93%, 36.90포인트 하락한 3949.07로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은 지난주 이어왔던 기록 랠리에 이어 개장 직후 상승세를 형성하며 주요 지지선을 상회하는 기록을 새롭게 썼다.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장중 1만 6030.28까지 올라 1만 6000선을 돌파했고 S&P500지수도 1800선 고지를 밟으며 강한 질주 본능을 드러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아이칸이 증시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다"며 "시장이 큰 폭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다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많은 기업들의 실적이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또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암 더들리 총재가 미국 경제가 더욱 개선되고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라고 진단한 것이 양적완화 축소 시행이 임박했다는 시그널로 읽힌 것도 화근이었다.
연준 내 '비둘기파' 중 하나로 꼽히는 더들리 총재는 뉴욕 퀸즈컬리지 강연을 통해 지난달 고용지표 및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을 언급하며 "나 스스로가 미국 경제에 대해 더 희망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낙관론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의 재정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이 점차 감소하면서 경제 펀더멘탈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경제의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더들리 총재는 연설 중 '테이퍼링'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처럼 낙관적인 평가를 내놓음에 따라 내달 17~18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어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찰스 플로서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설정하고 이에 도달할 경우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플로서 총재는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3% 수준에 도달하고 실업률은 내년 말경 6.25%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인플레이션 역시 연준 목표치인 2%선에 근접할 것이라며 "연준은 양적완화 규모를 시기에 따라 조절하는 것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HSBC는 연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축소 관련 우려로 인해 내년 글로벌 증시의 상승률이 10% 미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HSBC는 "내년 글로벌 증시는 올해 나타났던 것과 같은 '리스크 온' 랠리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10% 미만 수준의 약세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HSBC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향해 움직이고 있고 대부분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10년 평균치를 약간 상회하고 있어 증시의 강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다음 상승 원동력은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중국의 강한 수요를 기반으로 한 원자재주의 강세를 비롯해 에너지주, IT주 등이 각광받은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경제 지표 중에서는 미국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가 정책과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4개월래 최저 수준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는 11월 주택시장 체감지수가 5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5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4개월래 최저치였던 지난달과 같은 것이다.
이는 지난달 발생한 정부폐쇄와 정체적 교착상태로 인해 소비자들의 심리를 경직시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수준의 모기지 금리 역시 부동산 시장의 강한 회복세를 가로 막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NAHB의 데이비드 크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책과 경제 불확실성이 소비자 신뢰를 위축시켰다"면서도 "여전히 50선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