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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공기업] ① 대한민국 국가부채 1000조원 시대?

기사입력 : 2013년11월11일 13:45

최종수정 : 2013년11월14일 10:01

공공기관, 부채 늘어도 성과급 잔치에 연봉인상

공기업을 포함한 우리나라 공공기관에는 '신의 직장'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부채가 500조원에 달하는 '부실덩어리'라는 인식이 혼재돼 있다. 정권 초기마다 반복되는 공기업 낙하산 인사, 이로 인해 이어지는 방만경영과 비리 등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문제다. 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란 제도가 있지만 공공기관장 자리가 대선의 전리품으로 취급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개혁은 '공염불'에 그치기 십상이다. 문제는 공기업이 정부의 국책사업을 수행하며 늘어난 빚은 단지 공기업의 문제가 아닌 정부, 나아가 국민 모두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뉴스핌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새롭게 제기된 공기업의 부채구조와 실태를 진단하고 대한민국 공공기관이 나아가야 할 개혁방향을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註]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정부와 공공기관 부채를 합친 나라 빚은 988조9000억원(GDP대비 77.7%)이다. 이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 안에 국가부채 1000조원 시대를 처음 맞게 된다.

이 가운데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부채는 약 500조원으로 절반에 이른다. 공공기관 부채가 정부의 재정 건전성 악화로 이어져 잠재적인 국가 신용등급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는 이유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자체수입액과 정원 규모 등에 따라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으로 구분된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공기관 부채는 2008년 290조원에서 336조8000억원(2009년)→397조원(2010년)→459조원(2011년)→493조4000억원(2012년)으로 올해는 50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증가폭이다. 일부 공기업의 경우 매년 평균 50%가량씩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공기업의 부채비율(부채/자본)은 무려 207.5%다. 민간기업이라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수준이지만 정부가 든든히 지원해줄 것이란 믿음 하나로 국내 공공기관과 공기업들의 자금조달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부채는 현행법상 국가채무에 포함되지 않다 보니 일반 국민에게 큰 부담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지만 늘어나는 부채와 함께 기관별로 막대한 투자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사채 발행을 늘리게 되면 채권시장에 큰 동요를 가져올 수 있어 결국 국민 '혈세'로 귀결된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 국가부채 1000조원 시대, 공공기관 부채만 절반 육박

공기업들의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466%로 가장 높다. 한국가스공사(385%)와 한국철도공사(244%), 한국지역난방공사(221.2%) 등도 모두 200%가 넘는다. 자본에 비해 부채가 2~4배 더 많은 '자본잠식' 상태인 셈이다.

공기업들의 빚이 이같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의 국책사업에 대거 동원됐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 전체 부채는 203조4000억원(70.1%) 늘었고 부채비율은 2008년 133%에서 2012년 207.5%로 급등했다.

LH가 보금자리주택으로 23조8000억원의 부채를 떠안았고, 수자원공사는 총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 가운데 8조원을 담당하면서 부채가 급증했다. 철도공사는 인천공항철도 인수에 약 2조원을 들이며 부실 규모가 커졌다.

295개 공공기관(공기업 30개, 준정부기관 87개, 기타 공공기관 178개) 중 부채 규모가 가장 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2008년 85조7525억원이던 부채가 지난해엔 138조1221억원으로 61% 증가했다. 또 이 기간 중 한국가스공사(17조8645억→32조2528억원), 한국수력원자력(10조6439억→24조7079억원) 등도 두 배 가량 빚이 늘었다. 

수자원공사도 2008년 당시 부채가 1조9623억원이었다가 지난해 13조7779억원으로 4년 만에 무려 602% 증가했다.

공공기관 가운데 2011년 기준으로 부채규모 상위 7대 공기업인 LH공사와 한전, 가스공사, 도로공사, 수자원공사, 석유공사, 철도공사의 부채 규모는 전체 공공기관 부채의 95.5%를 차지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정식 의원이 이번 국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올해 8월 말 현재까지 조사 결과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난 23개 국책사업에만 집행된 예산이 3300억원이다. 이들 사업에 투입되는 총 사업비는 11조20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이들 사업은 비용편익(B/C)이 '1'이하이며, 정책평가(AHP) 결과도 '0.5' 이하로 집계돼 경제성뿐 아니라 정책적 측면에서도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게 조 의원의 설명이다.

결국 경제성이 없는데도 정치적 이유와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헛돈만 날리고 이에 대한 부담을 공공기관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구조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들의 무리한 투자를 막을 유일한 견제장치인 기재부의 경영평가도 늘어나는 부채 증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기관의 부채를 평가하는 점수는 100점 만점 중에 10점 정도인데 이마저도 기관의 부채를 따로 평가하지는 않고 경영효율 측면에서 재무건전성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부채 급증해도 성과급·월급 오르는 '신의 직장'

이런 상황에서도 2012년 기준 공공기관 부채비율 1, 2, 3위에 오른 LH·철도·가스공사의 임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있으면서도 공공기관들의 방만경영은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성과급 잔치는 올해도 이어졌고 해마다 월급도 오르고 있다. 빚에 허덕이면 당연히 살림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지만 이들은 '국민 세금'으로 언제나 파티를 즐기고 있는 셈이다. '신의 직장'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

공기업 평균 1인당 연봉(7200만원)은 직장인 평균연봉(2817만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한전의 경우 2009년 2300만원의 첫해 연봉을 받은 신입사원들이 이듬해 43% 오른 3300만원, 2011년에는 15% 인상된 3800만원을 받았다. 입사 2년 만에 연봉이 65.2% 인상됐다. 

가스공사는 2010년 연봉 2960만원이었던 대졸 신입사원이 2011년 36%, 2012년 20.8% 인상된 연봉을 받아 입사 2년 만에 연봉이 4866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수자원공사는 2008년부터 5년 동안 총 124억2900만원의 대학생 자녀 학자금을 전액 무이자 융자로 지원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총 6억6300만원 어치의 상품권을 구입해 임직원 1인당 9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나눠줬고, 지난해 12월에는 직원 방한비 명목으로 한 벌에 24만7000원 짜리 아웃도어 재킷 890벌을 구입해 2억2000만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공기업 사장들의 낙하산 인사는 방만경영의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다. 

정부 관계자는 "전문능력을 가진 사장이 와도 제대로 관리가 어려운데 정치적인 결정으로 낙하산 사장이 오면 내부적으로 신뢰를 잃고 결국 노사관계에서도 질질 끌려다니기 일쑤"라고 공기업에 '낙하산'이 투하되는 문제점을 진단했다.

일각에선 공공기관 부채가 올해 5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공기관 부채는 투자형 부채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재정전문가이자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 저자인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한국도로공사가 도로를 지으면 도로가 공사의 자산이 되는 것"이라며 "부채를 갚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산하고 같이 봐야 하고 투자형 부채이기 때문에 OECD에서도 공기업은 부채집계에서 뺀다"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다만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은 정부 지출로 해야 하는 것을 수자원공사가 대신 하면서 빚을 진 것이라 문제"라며 "부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으므로 그럴수록 투명한 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기업 부채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공공기관의 빚은 정부가 보증하기 때문에 사실상 '부도'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부채가 급증하고 방만경영이 계속될 경우 국민경제에 해가 되고 국가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8일 '한국연례보고서'에서 최근 증가하고 있는 공기업 부채를 국가신용등급의 주요 취약요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박진 한국조세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장과 최준욱 선임연구원 등은 지난 2월 내놓은 '공공기관 부채의 잠재적 위험성 분석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위험 수준에 달한 공기업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요금을 현실화하고 무리한 사업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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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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