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예금 최근 1조위안 이탈, 인터넷 금융상품도 입질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은행권에서 대량의 자금이 이탈해 각종 재테크 상품으로 흘러들어 가는 등 시중 단기 자금 흐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중국 증권일보(證券日報)가 7일 보도했다.
중국 자금시장에서는 올해 7월과 9월 시중은행의 예금 규모가 대촉 감소한데 이어 이어 3분기 첫달인 10월에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 27일 기준 공상(工商)·건설(建設)·농업(農業)·중국(中國) 등 4대 은행의 예금 유출 금액은 1조 2900억 위안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예금의 자금 유출은 단기 재테크 상품, 신탁 상품, 증권사 자산관리 상품으로 몰리고 있고, 최근에는 위어바오(餘額寶) 같은 인터넷 금융 상품이 급격히 성장하며 은행의 자금 유출을 부추기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은행권의 예금 금리가 시중 재테크 관련 상품 금리를 밑돌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자금이 은행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
관련 자료에 따르면, 10월 28일 기준 10월 한달간 발행된 자금신탁은 225개로 모금 합계 금액은 403억 9000만 위안에 달한다.
인터넷 금융 시장의 상품도 다양성과 고금리로 시중의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인 알리바바의 위어바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품 출시 4개여 월 만에 위어바오의 가입자수는 1600만 명을 넘었고 누적 이체 자금도 1300억 위안(약 22조 원)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 재테크 상품이 날로 다양해 지고 있고, 이들 상품들이 다양한 투자자의 수요에 부응하면서 은행권 예금 유실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중국 시중은행의 업무에서 보통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는데, 만약 지속적인 예금 유출로 보통예금 비중이 이보다 낮아지면 예대마진에 의존하고 있는 은행권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은행권의 예금 금리가 사실상 0%에 가까워지면서 예금 유출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이는 중국 금융당국이 금리 시장화를 촉진해야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금 유출과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10월 은행권의 대출 규모가 올해들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에 따르면, 10월 4대 시중은행의 신규 대출 규모는 약 1820억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400억 위안이 줄어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 관계자는 세금 납부 기간 도래로 예금 금액이 줄고, 재테크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은행권의 자금 유입 감소가 대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 대형 은행 관계자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은행권의 대출 금액 한도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인민은행이 매년 시중은행의 신규 대출 목표를 할당하는데, 올해 목표량은 8억 5000만 위안으로 이미 85%인 7억 2800만 위안을 대출에 사용했다. 대출을 해줄 수 있는 자금이 이미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통은행 금융센터 관계자는 "3분기 신용대출이 많이 늘어 4분기 대출 규모가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며 "은행권의 부실자산 압박 상승과 인민은행의 신용대출 확대 억제 등이 10월 대출 규모 확대를 제약하는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