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약 12조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시장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해외 자금줄에 이상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달 연방정부 폐쇄 및 디폴트 리스크를 겪는 과정에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면서 해외 국채 대비 수익률 간극이 좁혀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장기 저금리 정책과 양적완화(QE)와 무관하게 미국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할 전망이다.
(출처:AP/뉴시스) |
21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미국 국채의 평균 수익률은 1.38%로 해외 국채 평균 수익률과의 간극이 불과 0.19%포인트로 좁혀졌다.
최근 5년간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대신 그밖에 국가의 국채를 매입하는 데 요구한 프리미엄은 0.36%포인트였다.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 부여하는 상대적인 매력이 그만큼 축소되고 있다는 얘기다.
재무부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지난 7월까지 4개월에 걸쳐 1320억달러의 국채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2년래 가장 오랜 ‘팔자’ 기록이다.
지난 2008년 4월 55.7%에 달했던 해외 투자자의 미국 국채시장 비중은 지난 4월 50% 선을 깨고 내려왔고, 7월 48.7%까지 밀렸다. 이는 6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HSBC의 스티브 메이저 전략가는 “디폴트가 현실화되든 그렇지 않든 이미 투자심리는 크게 타격을 입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보다 장기적인 재정 부실 해결책을 원하지만 미국 정책자들은 미봉책을 마련하는 데 그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HSBC는 10년물 대비 30년물 국채 스프레드가 지난달 초 0.87%포인트에서 최근 1.06%포인트로 올랐고, 조만간 1.20%포인트까지 뛸 것으로 내다봤다.
블랙록의 로렌스 핑크 최고경영자는 “연방정부 폐쇄 상황을 거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입 수요가 크게 꺾였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금조달 비용이 그밖에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실제로 최근 재무부가 350억달러 규모로 발행한 3개월물 국채는 0.13%의 할인율에 매각,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비용을 기록했다. 할인율은 지난 9월 말 0.01%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편 해외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5조5900억달러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