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지난 5월 홈플러스 경영 일선에 나선 도성환 사장의 앞날이 산 넘어 산이다.
지난 14년동안 홈플러스를 이끌어온 '이승한 홈플러스'의 DNA를 바꿔야 하는 부담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창사 이래 최대위기에 직면해 있다. 안으로는 '실적 압박'과 밖으로는 '추락한 이미지 개선'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5월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 체면을 구겼다. 지난 2011년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지수 평가 역시 '최하 점수'를 2년 연속 받았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다. 겉으로는 상생을 강조해 놓고 잇속을 챙기려 한 홈플러스의 행동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업계 안팎에서도 홈플러스의 탐욕이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내린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를 두고 밖으로는 대형마트와 중소상공인 간의 상생을 강조하면서 안으로는 신규 출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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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사장은 신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있다. 최근 편의점인 '홈플러스 365'를 확장하며 사업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기존 편의점 업계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점포 수가 적다.
특히 홈플러스의 노조 신설도 도 사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 3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설립 직후부터 사측의 부당행위에 맞서겠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측과 대립각을 세웠다.
여기에 실적마저 갈길 바쁜 도 사장의 행보에 발목을 잡고 있다.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유통법 규제에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업계 3위인 롯데마트에 2위자리 마저 내줬다.
이마트는 작년 매출이 10조9390억원으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2위와 3위가 뒤바뀐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2012년 3월부터 올 2월)은 8조8673억원으로 전년대비(8조8628억원)보다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도 영향을 받았다. 홈플러스는 작년 영업이익이 44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나 추락했다. 롯데마트의 작년 매출은 재작년(8조4689억원)보다 5.7% 늘어난 8조9546억원을 기록해 홈플러스보다 많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의무 휴업과 영업 규제로 매출이 저조했고 신규 점포 출점도 못하고 있다"면서도 "국내에만 매장이 있는 홈플러스가 해외에도 매장이 있는 타 대형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익준 홍보 이사는 동반성장 낙제점에 대해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업종의 특성을 무시한 평가로 기술지원에 비애 금융지원 평가가 상대적으로 커 홈플러서의 경우 불이익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에 대해서는 "영업시간와 신규사업 등 규제에 따라 실적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사업은 새로운 유통의 모델을 찾는 노력의 하나다. 동종 업계에선 대형마트 성장의 한계에 부딛히며 신성장동력을 찾는 실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도 사장이 수렁에 빠진 홈플러스를 연착륙시킬 수 있을까. 향후 이 회장의 그림자를 지우고 자신만의 색깔을 낼수 있을까.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한편 이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있으나 홈플러스 회장직은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e파란재단 이사장, 테스코 아카데미 회장 겸 석좌교수, 테스코그룹 경영자문 역할 등을 수행하며 사회공헌과 미래인재양성, 그룹 전략수립 활동 등에도 나서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