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처 수장 의견 차이…방통위 내부 불일치
[뉴스핌=서영준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700㎒대역 주파수에 대한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연구반을 구성했지만 합의점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700㎒ 대역 활용방안을 두고 이해당사자들 사이에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미래부와 방통위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으로 확보되는 700㎒대역(108㎒폭) 가운데 40㎒폭은 이동통신용으로 배정하고 나머지 대역은 연구반을 통해 활용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미래부와 방통위의 이같은 연구반 운영은 지난 8월 21일 최문기 장관과 이경재 위원장의 정책협력간담회 결과물로 700㎒ 대역 활용방안을 둘러싼 관련 업계의 잡음을 미리 차단하고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최 장관과 이 위원장은 연구반이 결과물을 도출할 때까지 700㎒ 대역 활용방안과 관련된 사적인 의견을 표명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합의는 그러나 오래 지나지 않아 파국을 맞았다. 이 위원장이 700㎒ 대역을 방송용으로 할당할 수 있다는 늬앙스의 발언을 하면서 최 장관과의 약속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700㎒ 대역 108㎒폭 중 40㎒폭은 통신용으로 쓰도록 의결돼 있고 나머지 부분은 지상파 방송이 쓸 수 있는 UHD TV용으로 남겨두되 통신에서 엄청난 이익을 창출할 방안이 있다면 그것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의 이러한 언급에 최 장관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최 관장은 다음날 "우리끼리 그 이야기는 더 안 하기로 했다"며 “아마 방송통신위원회 (전체)의견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부와 방통위 수장간 대립 외에도 방통위 내부에서도 700㎒ 대역 활용방안에 대한 일치된 의견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UHD 조기 도입을 위해 700㎒ 대역을 방송용으로 할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의 출장 보고서는 700㎒ 대역을 굳이 방송용으로 할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일본 UHD 방송 동향 결과를 통해 "일본은 지상파 주파수로 UHD 방송을 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UHD 지상파 방송을 위해 필요한 700MHz 대역의 주파수는 이동통신사에 이미 할당했고 유휴대역도 지능교통시스템(ITS)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의 이같은 보고서는 UHD 조기도입을 위해 700㎒ 대역을 방송용으로 할당해야 한다는 지상파의 주장에 반대되는 것으로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같은날 김 부위원장의 보고서에 한국방송협회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방송환경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참고할 자료가 될 수 없다"며 "UHD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지상파를 통한 UHD 방송 구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래부와 방통위, 방통위 내부에서 700㎒ 대역 활용방안 놓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당분간 연구반 운영과 합의점 도출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