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18일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를 유지하기로 한 데 따라 글로벌 채권펀드가 강한 반전을 연출하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5월22일 자산 매입 축소 계획을 언급한 뒤 유동성 썰물을 이뤘던 이머징마켓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밀려드는가 하면 주요 펀드가 수익률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최근 6개월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추이 |
27일(현지시간)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17주 연속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던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에 최근 한 주 동안 5억6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의 ‘입’에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갔던 이머징마켓 주식펀ㄷ로도 18억7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 3주 연속 ‘사자’를 기록했다.
JP 모간의 카멘트 콜린스 전략가는 “연준의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연기 결정이 글로벌 투자자금의 ‘유턴’에 촉매제가 됐다”며 “이머징마켓 채권과 그밖에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몰려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운용 자산 3조8570억달러로 세계 최대 머니매니저인 블랙록도 이달 들어 국채와 고위험 모기지 증권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펀드 수익률 역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핌코의 토탈리턴 펀드가 3분기 이후 1.05%의 수익률을 냈다. 또 제프리 건들라흐가 이끄는 더블라인 캐피탈의 간판 펀드 역시 같은 기간 0.665%의 수익률을 올렸다. 바클레이스가 집계하는 채권 인덱스는 0.63% 상승했다.
리퍼 아메리카의 제프 요르네호이 펀드매니저는 “3분기 채권시장이 ‘깜짝’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의 테이퍼링 우려에 따른 국채 수익률 상승이 지나쳤다고 평가했다.
펀드 평가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는 평균 6.9%의 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최근 들어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손실을 회복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JP 모간이 190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채와 회사채를 포함해 이머징마켓 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높은 만큼 추세적인 흐름을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