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이긴 펀드는 30%도 안돼...환매도 부담
<그래픽: 송유미 미술기자> |
액티브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오가는 농담이다.
최근 한달새 코스피 지수가 100포인트 가량 상승하고 있음에도 펀드 매니저들은 속앓이를 하고있다. 시장을 좇아가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거침없는 매수 속에 순환매가 빠르게 펼쳐지고 있는 데다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선 후 환매가 계속되고 있어 주식을 팔아야하기 때문이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액티브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3.71%를 기록했다. 코스피200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K200인덱스펀드가 6.24%의 성과를 낸 것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밑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4.86% 오른 코스피 지수 대비로도 1%포인트 이상 못미친다.
3개월 기준으로도 액티브펀드는 4.10%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K200펀드는 7.66%에 달했다.
또한 액티브펀드 382개 중 3개월간 코스피 보다 높은 수익을 낸 펀드는 30%도 안되는 103개에 불과하다.
액티브펀드란 벤치마크 수익률보다 높은 성과를 목표로 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 팔며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매니저들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커지는 특징이 있다.
통상 상승장에서는 액티브펀드의 성과가 인덱스펀드 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의 매수 행진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는 상승장을 이어갔지만 액티브펀드는 시장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주도하는 외국인 등장에 따른 분위기 전환이다. 상반기 뱅가드 이슈로 10조원의 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최근 1달 동안 8조원 어치 이상 주식을 쓸어담았다. 이 가운데 외국인들을 주도로 업종별 순환매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매니저들이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A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단기 1주일 정도가 아닌 수개월을 보는데 자동차주가 오르다가 갑자기 화학이 상승하다 하는 등 빠르게 순환매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른 상태에서 추격매수를 하면 이미 놓쳐버린다"고 설명했다.
B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낙폭이 컸던 종목들이 급하게 오르는 등 최근 상황이 급변한 점이 있어 이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펀드가 덜 갖고 있던 종목들이 갑자기 상승한 종목이 많은 편이라 매니저들이 더 대응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자 연일 큰 규모의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매니저들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아 환매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신권은 지난 한달간 2조원 이상 주식을 내던지는 등 전날까지 10일 연속 매도우위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에 1000억원 대로 환매가 들어오고 있는 것도 수급 부담이 되고 있다"며 "액티브 펀드들이 짧은 시간에 시장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시장 대응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