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확대…국채·외환 투자자들 진땀 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말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 사퇴에 투자자들의 손이 분주해졌다.
특히 서머스 전 장관의 선임을 확신, 적극적인 베팅에 나섰던 국채와 외환시장 투자자들이 돌발변수에 대처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국채 하락을 점쳤던 투자자들은 서둘러 숏커버링에 나서는 등 이미 금융시장에 상당 부분 재료가 제거된 데 따른 변동성 확대가 두드러졌다.
16일(현지시간) TD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한 주 동안 미국 국채에 대한 순매도 규모는 181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2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로, 전주 153억달러에서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이른바 매파로 통하는 서머스 전 장관의 지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투자자들이 국채 하락에 강하게 베팅한 결과다.
하지만 이날 투자자들이 앞다퉈 추가 손실을 피하기 위한 숏커버링에 나서면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2.794%까지 떨어지며 8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달러화 강세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긴급하게 전략 수정에 나섰다. 이에 따라 달러 인덱스가 장중 한 때 81 아래로 밀렸다.
연준 차기 의장 선임 문제가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년 1월 버냉키 의장의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후임이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재닛 옐런 부의장의 지명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후임 문제가 선명하게 가려지지 않을 여지가 높다는 얘기다.
RJ 오브라이언의 토드 캘빈 이사는 “국채시장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폭발적으로 높아졌다”며 “국채 수익률은 숏커버링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내림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RBS도 “국채시장은 과매도 상태”라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앞으로 수 주일 이내에 2.45%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변동성 확대를 겨냥, 트레이딩 기회를 모색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기존의 부채한도 협상 문제에 이어 연준 의장 선임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만큼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버크레스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패트릭 쇼바넥 전략가는 “서머스의 퇴진을 백악관의 영향력 약화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이는 시리아 및 부채한도 협상 문제와도 직결되면서 시장의 불안감과 급변동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