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당한 개들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 마크 바론이 주목 받고 있다. [사진=an act of dog 공식홈페이지] |
미국 시카고 출신 화가 마크 바론은 30년 이상 그림을 그려온 성공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주로 유화를 그리는 바론은 2년 전 우연히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기다리는 개들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 그들의 그림을 그려주기로 마음먹었다.
바론은 보호소에서 안락사된 개들의 사진을 입수한 뒤 이를 유화로 완성했다. 사람으로 치면 영정인 셈이다. 그가 모은 보호소 개들의 사진은 모두 5500장. 이는 하루에 미국에서만 안락사 당하는 개들의 숫자와 같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언 액트 오브 독(An act of Dog)’이라고 명명했다.
지금까지 바론은 무려 보호소 개 3500마리의 사진을 그림으로 옮겼다. 2년이 걸렸으니 하루에 5장 남짓한 그림을 쉬지 않고 그린 셈이다.
생업까지 접고 이 일에 뛰어든 바론의 목적은 단 하나다. 엄청난 수의 개가 매일 안락사 되는 참혹한 현실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자는 것. 바론은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구체적으로 바론은 자신의 작업을 통해 기부금을 모으고 이를 안락사 당하는 개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기부금 25달러에 신청자들의 개 그림을 그려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그는 “개들이 보호소에서 안락사 되는 이유는 개체수가 많고 장소나 사료 등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버려진 개들이 안전하게, 그리고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보호소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바론은 “미국의 모든 버려진 개들을 보호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2000만달러는 족히 들어갈 것”이라며 “그림을 통해 개들의 비참한 삶을 알리면 많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줄 것으로 믿는다. 손이 움직일 때까지 개들의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 바론의 프로젝트는 2년 전 조용하게 시작됐지만 소식을 알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현재 크게 주목 받고 있다. 그의 트위터와 공식 홈페이지에는 작으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USA투데이 등 매체들도 그의 프로젝트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바론은 “무엇보다 개들을 반려동물로 생각하는 인식전환이 절실하다. 기르던 개나 고양이가 늙고 병들면 내다 버리는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