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중국의 자국기업 육성과 외국기업 견제 움직임이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
10일 중국기업보(中國企業報)는 LG전자의 일부 세탁기 제품이 품질검사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은 사실을 집중보도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샤프·LG전자 세탁기·미쯔비시 에어컨의 일부 제품이 중국 국가질량감독검사검역총국(질검총국)의 품질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신문은 LG세탁기의 일부 제품이 세탁력과 세재잔여량 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았다며, 소비자의 LG전자에 대한 신뢰도가 치명타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전자 중국법인의 한 관계자는 "제품 출하 전 중국 정부가 인증한 연구소의 품질검사 합격증을 관련 당국에 제출해야만 제품의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체 검토 결과에서도 자사 제품의 품질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다만, 중국 국가기관의 검사결과를 무조건 부인만 할 수는 없기때문에 질검총국과 재검사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가 중국 정부당국의 외국계 회사 견제 대상이 가전기업으로 확대되는 '신호'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외국계 가전업체 품질 불합격 판정 관련 사태추이가 기존 외국계 기업이 중국 당국의 반독점법 '철퇴'를 맞았을 때와 비슷한 수순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이른바 '반독점법'의 서슬퍼런 칼날을 외국계 기업에 휘두르며 반독점 규제의 범위를 확대해왔다. 분유·제약·자동차·유류·통신·은행·여행업 분야의 외국계 회사들이 반독점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반독점법 혐의 사실을 발표하면, 중국 언론들은 다소 편파적인 보도를 통해 외국계 기업 '때리기'에 앞장서며 여론몰이에 나서왔다.
10일자 중국기업보의 LG전자 세탁기 관련 보도 역시 다소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 우선, 질검총국의 품질검사에 불합격 판정을 받은 외국계 기업이 LG전자뿐만이 아님에도 LG전자만을 거론했다는 점. LG전자 세탁기의 대표 기술을 과학적 근거 없이 비판하고, 중국기업인 하이얼 전자제품을 부각시키는 등 이번 보도가 의도적인 한국 기업 '흠집내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있다.
중국에 진출한 또 다른 한국 기업 관계자는 "이번 외국계 가전제품 품질 불합격 사태로 반독점 규제 대상이 외국계 가전업체로 확대될 지는 알 수 없으나, 외국 기업의 입장에서보면 이번 사태 역시 중국 정부의 외국계 기업 견제라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라는 사회의 특수성과 중국 일부 언론의 구태의연한 보도문화가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데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LG전자 중국법인 관계자는 "기업의 입장에서 제품 연구개발, A/S 강화를 통한 소비자 만족 향상 등 기업 본연의 업무를 강화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처 방법은 없다"며 "이번 사태 역시 소비자의 반응을 면밀히 관찰하는 한편 중국 질검총국과 협의하에 원만하게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