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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부처간 취득세율 인하 '불협화음'..시장은 혼란

기사입력 : 2013년09월05일 14:46

최종수정 : 2013년09월05일 16:15

기재부 '소급 불가'..국토부 '9월부터는 돼야'

[뉴스핌=이동훈 기자] '8.28 전월세 대책'의 핵심내용인 주택 취득세율 인하 방침의 소급적용 시기를 두고 여야는 물론 정부 부처 내부에서조차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취득세율 인하 방침의 소급적용이 어렵다고 보는 반면 국토부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미온적 지지' 입장을 밝혔던 야당은 최근 강경 자세로 돌아서 9월 국회심의에서 취득세율 인하 처리마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세금감면 호재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장만하려던 주택 구입 예정자들은 혼선을 빚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국토교통부와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주택 취득세율을 1%로 인하하는 방안을 두고 관련 부처와 여야가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우선 기획재정부는 소급적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소급적용을 할 경우 줄어드는 지방세를 중앙 정부가 보전해주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지방세 보전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세 부족분은 결국 국가가 보전해주는 방식 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국세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안정행정부에 따르면 취득세는 전국적으로 매달 1조원 가량이 걷힌다. 세율이 인하되면 약 5000억원 정도의 세수 부족이 발생한다.  
 
반면 부동산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입장이 다르다. 주택시장의 혼선을 막기 위해 소급적용해야 한다는 것. 국토부는 최소한 8.28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9월 1일부터는 소급적용이 돼야 시장의 혼란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회와 기재부, 안행부 등이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지난 4.1 대책처럼 후속조치가 늦어져 대책 효과가 반감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신속히 법안을 처리하고 대책 발표와 맞물린 9월1일부터는 소급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도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이번 8.28 대책을 입안한 새누리당은 취득세 인하의 소급적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원회 의장은 "취득세 인하 관련 법안이 9월 국회에서 통과되고 야당도 동의하면 7월 1일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취득세율 인하 방침마저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 4.1 대책에서 취득세 추가 인하를 연장하면서 약속한 지방세 세수 부족 보전방안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우철 부동산 전문위원은 "취득세 세율 인하에 대해서도 민주당도 딱히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지방세 보전 방안은 윤곽 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소득세법만 통과시켜 달라는 정부와 여당의 자세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방세 보전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온 뒤에야 취득세 세율 인하 법안을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 법안의 9월 국회심의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요 정책의 시행시기가 불투명해지자 시장의 혼선은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다리기만 하면 '안내도 되는 돈'을 내고 집을 살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취득세율 소급적용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가을철 성수기 주택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재 수요자들은 정부의 취득세율 인하 발표에 주택 구입을 중단한 상태다. 경기 의왕시 내손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4억6000만원 짜리 집을 매입하려는 수요자 2명이 취득세율 인하 기한이 정해지면 계약을 하겠다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의 동요도 심하다. 경매로 나온 주택은 낙찰 후 잔금을 납부하기 전에 집주인이 빚을 갚으면 낙찰이 취소된다. 이 때문에 집을 낙찰받은 사람은 하루라도 빨리 잔금을 내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취득세율이 소급 적용되지 않으면 2배의 세금을 물어야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취득세율 인하 소급적용 시기를 두고 말들이 많아 시장의 불확실성만 더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급적용 시기를 빨리 확정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을 볼 때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는 9월 1일이 소급적용에 적합 시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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