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현지 저가폰 '인기몰이', 삼성 추격당해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스마트폰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에서 '패블릿(Phablet)이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5~7인치 화면으로 일반 스마트폰보다는 크고 태블릿PC보다는 작은 '패블릿'은 불과 1년 만에 인도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세를 이끄는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리서치기업 사이버미디어리서치(CMR)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패블릿의 출하량은 920만 대로 전년동기 280만 대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 중에서도 패블릿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이나 된다. CMR의 타룬 파택 연구원은 "패블릿이 인도에 출시된지 이제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5인치 화면에 200달러 정도의 저가 패블릿은 순식간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기존의 수많은 피쳐폰 사용자들이 대거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고 있다. 여기에 자국 스마트폰 제조기업들이 싼 값에 패블릿 내놓으면서 인기몰이를 하게 된 것이다. 태블릿PC에 비해 휴대성이 좋다는 점도 패블릿의 인기를 뒷받침한다. 이미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블릿은 태블릿PC의 점유율을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는 추세다.
마이크로맥스의 패블릿 `캔버스 비바 A72`. |
태블릿의 성공에 인도 국내기업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 애플 등 세계적인 스마트폰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주춤하거나 오히려 뒤쳐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도시장 점유율은 31%를 차지한 삼성전자가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인도기업인 마이크로맥스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마이크로맥스의 점유율은 23%로 격차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상황이다. CMR에 따르면 2분기 마이크로맥스의 매출의 절반이 패블릿 판매에서 나왔다. 또한 인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절반 이상이 국내기업들이 차지하면서 애플, 블랙베리 등은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패블릿 열풍은 인도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IDC에 따르면 2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블릿 판매량은 2천 520만 대로 집계돼 작년동기 대비 620%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아시아 신흥국들 사이에서 스마트폰 보급 및 인기가 늘면서 휴대폰과 멀티디미어 기능을 동시에 갖춘 저가 패블릿이 선택을 받고 있다고 IDC는 분석했다.
이로 인해 저가폰에 주력한 자국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와 중국의 경우 둘 다 삼성이 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그 뒤를 모두 인도와 중국의 자국 기업들이 줄줄이 쫓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2위부터 7위까지 모두 중국기업들이 차지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