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인기를 높여가고 있는 국내 롱숏펀드(long-short fund) 시장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사의 리서치 역량 강화와 주식 대차 시장 등의 확대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므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숏펀드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라는 큰 흐름이 이어지면서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대표군으로 롱숏펀드가 자리잡을 것이라는 얘기다.
배성진 현대증권 PB리서치팀 연구위원은 "롱숏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싼 종목을 사고 비싼 종목을 팔아가는 환경에서 주식을 사야만하는 주식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롱숏펀드 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베타 시장의 활성화 뿐만 아니라 운용사 등의 역량 강화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롱숏펀드는 매도 포지션의 구성이나 조정 대신 주식파생상품이나 주가지수파생상품을 이용, 헤지 포지션을 구성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개별주식선물 시장 등 베타 시장이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는 롱숏전략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운용사와 증권사의 리서치 역량을 강화해 매도를 의미하는 '숏 전략'의 활용을 높여야 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권사에서 발간된 리포트 가운데 매도 의견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반면 매수와 강력 매수는 전체 투자의견 가운데 80%에 달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매도 의견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투자자나 기업들이 있어 매도 리포트를 내기 쉽지 않다"며 "매도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증권사가 가장 바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국내에서는 숏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증권사들은 매도 의견 보고서를 전혀 내지 않고 있지만, 운용사들 스스로가 롱숏 종목 리포트 내고 분석할 수 있도록 그들의 리서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국내서 매도할 주식을 빌리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주식을 빌려줘야할 기관투자자들이 주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빌려주기를 꺼리는 등 보유자산에 대한 활용을 안한다는 것이다. 일부 업종에 대한 숏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점도 주식을 구하기 힘든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물로 롱숏을 대부분 하고 있는데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숏물량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파이는 한정되어 있는데 시장이 자꾸 커지면서 물량이 달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대형주의 경우 구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수요가 많은 코스닥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기관들이 한정되어 있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주식 대차 거래를 위한 리테일 풀 규모가 더 커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리테일 풀이란 개인고객이 대여 신청한 주식을 풀로 만들어 안정적인 수량 확보 및 대여를 가능케한 것으로 다양한 코스닥 기업 종목 등에 대한 확보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국내물 위주로는 한계가 있어 해외물의 활용이 뒷받침돼야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거래시간, 거래비용, 환율 등 고려해야할 게 더 늘어날 수는 있지만 투자처를 다변화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시장이 아직 포화 상태가 아닌 만큼 해외 쪽을 롱숏을 통해 시장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 운용사 임원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대상을 넓혀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물 롱숏을 위해서 전문성을 갖춘 운용인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PBS등이 발전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