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가격 1년 추이[출처:FT] |
국제유가는 대규모 사상자를 낳은 이집트 폭력사태가 불거진 지난 7월부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뒤 시리아에서 생화학 무기 사용과 서방 개입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긴장감이 급속도로 고조되자 급기야 110달러 선을 돌파했다.
시리아 발 악재에 유가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전문가들 역시 발 빠르게 유가 급등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서방국이 시리아에 대해 공습을 시작할 경우 브렌트유는 배럴당 125달러까지 오를 것이고, 공습 여파로 생산 차질이 초래된다면 최악의 경우 150달러 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는 서방국의 시리아 공습 자체도 문제가 되겠지만 이웃국인 이라크와 이란의 동향 역시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석유 생산의 3%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이라크의 경우 시리아 공습 여파로 석유 생산시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 또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는 이란의 경우 가뜩이나 미국으로부터 석유 생산과 수출을 제재 받고 있는 상황이라, 서방국이 공습을 감행한다면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보복을 부추길 수도 있다.
시장 내 일각에서는 이번 주 유가 랠리를 시리아 이슈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다른 자산시장 급락세에 대한 헤지 수요가 유입된 점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FT는 또 시리아 공습 가능성이 현재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석유 시장에서 크지 않은 시리아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유가에 더 큰 불안요인은 리비아라고 지적했다.
리비아에서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원유 수출항 노동자들이 지난 7월 중순부터 파업을 이어오고 있고,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월 초 기준으로 수출시설의 70%가 폐쇄되며 생산량은 5월 대비 절반 밑으로 급감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수단 지역에서도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집트에서는 수에즈 운하와 수메드 송유관 폐쇄 우려까지 제기됐다.
다만 이처럼 산재한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유가 급등세를 상승 추세로의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국제금융센터 역시 MENA지역의 7월 중 생산차질 규모가 전세계 원유 생산의 0.6~0.7%에 불과해 유가 강세는 제한적 범위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마켓워치는 투자은행권에서는 이미 시리아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태였다고 환기했다.
약 2주 전에 행동경제학에 근거를 둔 시장자문업체 라무로(Lamouraux & Company)는 서부텍사스산 원유선물(WTI) 가격이 배럴당 14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목표치를 상향조정했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으로 ▲달러화 약세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성장 ▲수요를 과소 평가한 석유업체들의 대규모 매도계약 되감기 등을 꼽았다.
특히 라무로는 전 세계 주요 머니매니저들이 경기 둔화에 따른 석유수요 약화 전망에 따라 유가가 계속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오류가 수정되어 빠져나오려고 할 때 투자자들이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