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이번주 증시는 짙은 안개와 높은 파도가 예상된다. .
안개의 근원은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이다. 시장의 진행방향을 좌우할 연준의 국채매입 축소(테이퍼링) 시점과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은 좀처럼 경계감을 풀지 못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미국의 7월 주택판매지표가 9개월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지자 연준의 테이퍼링 착수시점이 9월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는 견해가 다소 강화됐다.
앞서 투자자들은 지난 21일 공개된 연준의 7월 정책회의 의사록이 테이퍼링에 관한 보다 명확한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이들의 기대감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의사록에는 양적완화 축소시점을 점칠만한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았다. 대신 일부 정책위원들이 테이퍼링 결정에 있어 "인내"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이는 등 연준 내부 의견이 갈려있음을 보여주었다.
이같은 혼재된 신호는 시장에게는 '양날의 칼'이다.
증시는 연준의 부양책을 상승동력삼아 올해 강력한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연준이 부양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외부 개입 없이 홀로설 수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런 딜레마 가운데 시장의 불안감을 측정하는 '공포지수'인 CBOE변동성지수는 지난 3주간 무려 16.7% 뛰었다.
9월 2일의 노동절 연휴로 연결되는 이번주 거래량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변동성은 더욱 과장될 전망이다. 시장의 파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 금요일 데니스 록하트 아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CNBC방송에 출연, 지금부터 다음달까지 나올 미국의 거시 지표가 지속적인 경제 성장 전망을 뒷받침 해줄 경우 내달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지지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반면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경제가 계속 개선된다면 올해후반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처럼 연준이 월 8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언제, 얼마나 축소할 것인지는 여전히 안개 속에 묻혀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연준이 이미 수차례에 걸쳐 강조했듯 앞으로의 지표흐름이 테이퍼링의 축소 시기와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주에는 거의 메일 거시지표가 발표된다. 월요일에는 내구재주문, 금요일에는 톰슨 로이터/미시가내 소미자심리지수 최종치가 나온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목요일로 예정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2분기 경제가 이전 예비치인 1.7% 성장에 비해 다소 높은 2.2% 확장으로 상향수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보다 지표흐름은 경제 둔화 신호를 내보내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강력한 지수 역시 연준의 테이퍼링 축소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이내며 투심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0.5% 떨어진 반면, S&P500지수는 0.5%, 나스닥지수는 1.5% 전진했다. 거래량이 올해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시장의 변동성을 높였다.
한편 이번주에는 티파니, 캠벨 수프, 조이 글로벌, 세일스포스닷컴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톰슨 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경고는 아직은 2분기 수준에 못미치고 있으나 점차 상승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