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양적완화정책 축소를 시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면서 전주 환율시장은 요동쳤다. 특히 신흥국 통화들은 미 국채매입 축소 우려에 일제히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내면서 제 2의 외환위기 우려까지 대두됐다.
하지만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주택지표가 시장의 예상과는 반대로 악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국채매입이 연기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달러는 힘을 잃은 모습이다. 이 와중에 유로화는 소비자신뢰지표 등의 개선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
24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7월 미국 신규주택판매는 전월대비 13.4% 급감한 39만 4000건으로 집계돼 전망치 48만 7000건에 크게 못 미쳤을 뿐더러, 감소폭도 3년래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중 강세를 이어가던 달러화도 제동이 걸렸다. 22일 81.75까지 올랐던 ICE 달러인덱스는 23일 이후 한때 81.25까지 떨어졌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후 일제히 급락했던 신흥국 통화도 다시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연이은 절하에 최저수준을 나타냈던 인도 루피화는 주말 달러화 대비 2% 가량 반등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달러화 약세는 단기적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뉴에지 USA의 조지 다우드 외환부문대표는 "주택지표가 악화됐지만 이것으로 연준이 국채매입 축소를 연기할 것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크레디트 아그리콜은 축소 기대감이 이미 달러화 강세를 지지해왔기 때문에 이후 강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은 보고서에서 "미국 소득지표가 기대치를 넘기지 못할 경우 약세 전망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주 예정된 지표들의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26일에는 내구재 주문 발표 되며 29일에는 2분기 GDP 및 소비지출물가, 30일에는 개인소득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유로화는 소비자신뢰지수 상승에 힘입어 강세를 연출했다. 유로/달러는 1.338달러, 유로/엔은 132달러까지 올랐다.
여기에 신흥국으로부터 핫머니가 유럽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빈센트 시그나렐라 다우존스 외환투자전문가는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때는 자금이 달러화로 갔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유럽으로 가고 있다"며 신흥국 통화 약세가 진행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4% 절상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채매입 축소에 대해 벤 버냉키 의장이 축소 계획에 대한 움직임을 보여준다면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지만 만약 아니라면 유로화가 대신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