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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시대 6개월] 정치분야 '낙제'…'여야 신뢰프로세스' 구축 시급

기사입력 : 2013년08월23일 14:52

최종수정 : 2013년08월23일 20:01

외교·통일 등 '외치' 성과, 인사실패·대야관계 등 '내치'에 가려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지 오는 25일로 6개월, 5년 임기로 하면 정확히 10분의 1이다. 취임 6개월이 중간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일 수도 있지만 속담을 인용하자면 충분한 시간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잇단 인사파동과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 개성공단 사태, 국내외 경기침체 등 안팎의 숱한 위기를 맞아 급격한 지지율의 등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지난 6개월을 '완전한 성공'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4년6개월을 갖고 있다. 뉴스핌은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새 정부의 공과와 과제를 정치와 외교안보, 경제, 사회복지 분야 등으로 나눠 살펴봤다.[편집자註]

[뉴스핌=정탁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6개월 평가에서 가장 낙제점을 받고 있는 분야가 정치분야다. 정치가 ' 실종'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인사(人事)'에 대해서는 야당은 물론 여당내에서 조차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출범 초기부터 부실검증에 따른 장관후보자들의 잇단 낙마로 홍역을 치른데 이어 이른바 '윤창중 사태'로 박 대통령의 '인사 실패'는 정점을  찍었다.

누적된 인사 실패와 하반기 새로운 국정운영을 위해 박 대통령은 취임 5개월여 만인  지난 5일 허태열 비서실장을 사실상 경질하고 김기춘 전 법무부장관을 신임 비서실장에 앉혔다. 아울러 박준우 정무수석 등 4명의 수석비서관도 교체했다. 비서실장  포함 수석비서관급 총 10명중 절반인 5명을 교체함으로써 청와대 진용을 새로 짜다시피 했다.

그러나 임명 발표와 동시에 야당으로부터 또 한번 집중포화를 맞는다. 신임 김기춘 비서실장이 유신헌법 제정에 참여한 데다 과거 이른바 '초원 복국집' 사건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직업외교관 출신인 신임 박준우  정무수석에 대해서도 "외교관 출신이 여의도 정치를 알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박근혜 정부 6개월 평가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인사와 관련, "윤창중을 비판했는데 김기춘을 대답했다. 인사실패를 지적했더니 더 충격적인 인사로 놀라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치'에 비해 야당관계 등 내치 낙제점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6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야당과의 관계도 박 대통령의 6개월에 오점으로 남는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지난 4월 당시 민주당 대표격인 문희상 비대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함께하는 등  소통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허니문'도 잠시, 이후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논란 및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국면에서 박 대통령과 야당과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민주당은 현재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때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정국타개의 일환으로 박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을 제의했으나 박 대통령이 이른바 '5자 회담'을 역제안한 이후 상황은 꼬였다. 이후 여야 대표와 박 대통령간 '3자 회담' 얘기가 나왔으나 박 대통령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당장 9월 정기국회에서 야당의 협조를 받아 각종 민생공약을 처리해야할 박 대통령이 아쉬운 처지가 된 형국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후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잇따라 성공적으로 이끌고 남북관계에서도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원칙이 조금씩 먹혀들어가고 있는 등 '외치(外治)'에서는 비교적 후한 평가를 받는 반면 '여야 신뢰프로세스'를 위한 내치(內治)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이 열심히 하는데 정치는 없고 통치만 있다. 선거를 치르듯이 통치를 하면 안된다"며 "6개월 동안 외치효과는 있었으나 내치효과는 덜했다" 고 평가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박근혜 정부 6개월에 대해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의 정신이 민주주의 위기에는 침묵하고 대선 때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뒤집는 정치로 변해버렸다" 며 "박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행복시대'가 점점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야당 등 나머지 48% 국민들과의 '소통' 과제

외치의 성과와 더불어 박 대통령의 민생 살피기가 국민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향후 박 대통령의 과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민주당 등 야당은 물론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나머지  48%의 국민들과의 소통 역시 시급하다.

박 대통령도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후인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하반기에는 그 동안 발표된 정책들이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과가 나타나도록 전 부처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며 의지를 다진 바 있다.

부산 출신 한 새누리당 의원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박 대통령 6개월은 허니문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며 "다만 이제부터는 야당 대표시절과 달리 대통령으로서 야당과 국민들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작업에도 적극 나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형준 교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뿐 아니라 이제는 여야 신뢰프로세스도 만들어야  한다"며 "정치영역에서 비정상화를 정상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빨리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 취임 6개월을 맞아 특별한 행사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각 언론에서 여러 평가가 쏟아지고 있지만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평소대로 묵묵히 국정을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틀을 확립한 것만 해도 상당한 성과라는 자평도 하고 있다.

청와대가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준비한 자료를 보면 새 정부 출범 이후의 대표적인 성과는 ▲향후 5년간 국정운영의 틀 정립 ▲국정운영 패러다임을 ‘국민중심’으로 전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본격 가동을 위한 기반구축 ▲비정상적 관행․제도의 정상화 추진 ▲경제활성화와 미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구축 등 크게 다섯 가지다.

청와대측은 특히 정치권과의 소통 부재 지적에 대해 "박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부터 당선인 신분으로 국회를 방문해 여야 대표를 만났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야당 지도부와 야당 간사단만 초청하는 등 소통에 소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박근혜 대통령 6개월 일지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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