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한화그룹은 최근 1년간 재계의 화두에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그룹 중 하나였다. 한화그룹에서 글로벌 태양광 사업, 이라크 건설 등 굵직한 이슈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바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재였다.
오는 16일은 김 회장이 법정구속 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한화그룹을 향한 재계의 시선이 안타까움을 담고 있는 이유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구속과 그 이후의 재판 과정은 재판을 앞둔 대기업 오너들에게 주요한 시사점이 돼 왔다. 국내 10대 그룹 오너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죄로 법정구속된 것은 그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너의 재판이 진행되는 주요 그룹은 한화의 대응과 전략을 예의주시 해왔다. 상대적으로 먼저 진행된 김 회장의 재판 과정과 판결을 통해 법원의 분위기와 양형기준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재판을 받거나 재판이 예정된 재계 오너들의 숫자는 적지 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현재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 외에도 구본상 LIG그룹 명예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1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고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법원에서 재계 오너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려할 때, 실형의 가능성은 늘 열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화그룹의 비상경영 체제는 일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실제 한화그룹은 예상치 못한 김 회장의 부재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구속된 후 1년은 물론이거니와 수사를 받고 1심 재판을 받던 2년의 기간 동안에도 그룹의 전력 대다수가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느라 입은 경영 손실은 수치로 나타낼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에서는 지난 4월 비상경영위원회가 새롭게 꾸려졌지만 속도나 파워 면에서 동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상경영위회 위원장을 김연배 부회장이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현장 경영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주요 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 오너란 중대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일사불란하게 내릴 수 있는 인물”이라며 “경쟁관계를 떠나 국가 경제에 기여해온 한화그룹이 오너의 부재로 타격을 입는 점은 적잖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최근 검찰이 다른 대기업을 물망에 올려놓고 있다는 점에서 재계 몇몇 기업들은 한화그룹에 동변상련을 느끼는 중”이라며 “이미 오너가 부재중인 SK그룹, CJ그룹, 태광그룹 등은 남일 같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김 회장의 대법원 판결에는 재계의 기대와 우려가 감돌고 있다. 대법원에서 기존 항소심의 판결이 뒤집어 질 가능성도 있지만 기존 형이 확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화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 김 회장에 대한 관대한 처분이 내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기업인·경영인으로서 사업보국의 뜻을 이어받아 무한경쟁 시대에 국민과 국가를 위해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속히 조성되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