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애플을 포함한 미국 공룡 기업이 해외에 예치해 둔 이익이 1조2000억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정부 연구 기관인 PIRG가 상장 기업 100개를 분석한 결과 82개 기업이 해외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총 1조2000억달러의 이익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기업별로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애플이 2012년 말 기준 각각 1080억달러와 826억달러를 해외 자회사에 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화이자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730억달러와 608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기업의 탈세 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은 다국적 글로벌 기업의 세금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 세법이 허점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특히 애플과 구글, 스타벅스 등 미국 주요 기업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비난과 함께 부조리한 탈세 행위를 중단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특허권을 포함한 지적재산권을 해외 자회사에 귀속시켜 관련 이익에 대한 세금을 피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PIRG의 댄 스미스 연구원은 “대기업이 이익을 해외에 둔 채 세금을 피할 경우 그 부담을 일반 납세자들이 지게 된다”며 “세금이 인상될 뿐 아니라 복지 혜택이 줄어들고 국가 부채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100개 기업 가운데 해외에 둔 이익을 국내로 환입할 때 내야 할 세금이 얼마인가를 투명하게 밝힌 곳은 21개 기업에 불과했다.
미국 세법에 따를 경우 기업은 이익의 35%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해외 자회사를 둔 지역의 세법에 따라 평균 6.9%의 세금을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PIRG는 이들 기업이 미국 연방정부에 내야 할 세금이 총 930억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