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채무, 재정 안정화 전략이 관건
[뉴스핌=우동환 기자] 일본 '아베노믹스'의 성공 혹은 실패에 대한 파장은 어느 쪽으로든 세계 경제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경제는 20년간 세계 경제와는 동떨어져 침체의 길을 걷고 있었지만, 정부가 아베노믹스라는 도박에 뛰어든 만큼 기존 궤도에서는 확실히 이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8일 자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제통화기금(IMF) 및 주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아베노믹스가 성공하면 세계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실패하면 과거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정도의 큰 파장을 안길 것으로 예상했다.
IMF의 제리 쉬프 일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의 부활에 대해 "확실히 글로벌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다른 성장 동력을 찾아보기 힘든 시점에서 상당한 호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장기 침체와 함께 중국마저 성장 둔화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아베노믹스가 실패한다면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루비니 글로벌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마네타 이코노미스트는 "확실히 잠재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 "금융 시장의 반응을 고려하면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비슷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IMF 역시 아베노믹스의 실패 가능성을 세계 경제의 주된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일본 경제의 불안 요인은 일단 경제 규모의 2배 반에 해당에 하는 높은 부채 수준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값싼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었지만 경제 회복 전망이 약해지면 시장에서 정부의 상환 능력에 의문을 가지게 되고 높은 이자율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일본의 위험 요인은 투자자들이 재정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을 압박하겠지만 이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안 그래도 취약한 경제를 다시 나락에 떨어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동안 일본 국채의 95%는 연기금 및 은행권에서 흡수된다는 점에서 이런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내부 국채 시장 역시 포화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루비니글로벌의 마네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정부가 이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며 "그동안 가계 예금으로 유지됐던 국채에 대한 수요는 곧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일본 경제학자인 이토 다카토시와 호시 다케오는 정부의 대응책이 없다면 국채 시장의 포화 상태가 7년에서 10년 사이에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아베 신조 총리는 두 단계에 거친 소비세 인상 등을 통해 부채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시한을 연장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추구해야 하지만 아베 내각이 지금까지 내놓은 성장 전략은 여전히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시장은 오는 가을 일본 정부가 내놓을 추가 성장 전략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