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정전 60주년 맞아 청와대서 참전국 대표 초청 오찬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주고 세계평화에 기여해서 (참전국) 여러분의 뜻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유엔 참전국 대표들을 초청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어려울 때 우리에게 힘을 주고 헌신을 아끼지 않고 동반자가 돼줬던 참전국들과 함께 더 나은 지구촌을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유엔군 참전·정전6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에서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이한 뜻 깊은 날에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참석자들에게 환영의 뜻을 표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1975년부터 참전용사 재방한 초청 사업을 펼쳐 오고 있다"며 "한국에 오셨던 어느 참전용사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6·25전쟁 때 쓰러져 간 수많은 생명과 피 흘린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저와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어려웠던 시절 우리를 도운 국제사회의 고마움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사촌동생인 리처드 조지 영국 글로스터 공작(Duke of Gloucester)은 답례사를 통해 "한국 경제는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큰 경제"라며 "특히 한국의 경우 최근 기념비적인 성과를 달성했는데 그것은 원조 수혜국으로부터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의 지위를 달성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스터 공작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지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섬성·현대·LG 등 대기업과 같은 사례를 들며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전 세계 수많은 나라들,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미주 대륙에 귀감과 영감을 주는 모범사례"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께서는 박 대통령께 취임 첫 해에 폐하의 초청을 받아준 것을 기쁘다고 생각한다고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오찬에는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 글로스터 공작을 비롯해 캐나다·호주·필리핀·노르웨이·프랑스·이탈리아·체코 등의 국방 장관 및 보훈부 장관들이 참석했으며 미국 측에서는 성 김 대사, 유엔에서는 아·태 경제사회위원회의 놀린 헤이저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요나 마틴 캐나다 상원의원과 참전용사 출신인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 미국의 제임스 트루먼 유엔군 사령관, 존 해럴드 틸렐리 전 유엔군 사령관 등도 동석했다.
◆ 박 대통령, 英 여왕 사촌 글로스터 공작 접견
오찬에 앞서 박 대통령은 글로스터 공작과 접견한 자리에서 "공작님께서는 한국과 영국의 중요한 계기 때마다 한국을 방문하신 걸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 양국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해에 오셔서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고 인사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과거 영국의 파병 및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청에 감사의 뜻을 표한 뒤 "과거 1999년 여왕 방한시 안동을 방문하고 전통문물에 관심을 보인 점 등으로 우리 국민들이 친근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또 파병 16개국 중 유일하게 영국 수도에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현재 한국 정부와 영국 참전용사협회가 함께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참전용사들의 헌신이 영국 내에서도 기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Freedom is not free), 참전용사와 가족 초대는 당연한 도리"라고 덧붙였다.
글로스터 공작은 이날 엘리자베스 여왕의 친서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친서에는 "본인의 사촌인 글로스터 공작이 1953년 정전협정 6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이번 주에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대통령님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며 11월 국빈방문 때 영국에서 대통령님을 맞이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대통령님의 좋은 친구 엘리자베스 여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글로스터 공작은 "참전용사들을 만날 때마다 모두 한결같이 한국의 발전된 모습에 큰 감동을 받고 자신들이 젊은 시절에 참전했던 이유와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참전기념비에 대해서는 "기념비 부지를 관할하는 지역 의회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대북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되 대화의 창은 항상 열고 있다"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는 데 영국이 힘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글로스터 공작은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며 관련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